국내 유통시장이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외국계 유통회사들의 공략이 가속화되면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고 기존 대기업들도 잇따른 M&A(기업인수합병)와 점포망 확대에 나서 중소 유통업체와 재래시장의 입지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또 인터넷쇼핑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소비의 디지털화''가 뚜렷해지는 등 소비시장구조의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외국계 기업 급속 부상=다국적 유통기업들이 대대적인 할인점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영국계 홈플러스는 지난달말 세번째 점포인 안산점을 연데 이어 내년까지 수도권 4개 점포를 포함,모두 15개점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까르푸도 최근 부산 순천 등에 3개점을 새로 열어 점포수를 18개로 늘렸으며 연내 서울 가양,수원 등 2개 점포를 추가 개설한다.

세계 최대 할인점인 월마트는 킴스클럽 인수협상을 진행하는 한편 다른 유통업체의 M&A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국의 세계적인 유통기업 킹피셔그룹의 자회사인 B&Q는 최근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하반기 수도권에 1호점을 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할인점 시장의 외국계 회사 점유율은 지난해 20% 수준에서 올해 3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M&A 가속화=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빅4'' 백화점들이 잇따라 지방백화점을 인수,재오픈하고 있고 신규 출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부산의 세원백화점 인수협상을 마무리 짓고 내년 상반기중 재개점키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마산 성안백화점에 이어 경방필백화점 인수를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들 대형 백화점들은 LG백화점,미도파 메트로점,뉴코아 등 중형 백화점들의 인수에도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M&A 열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업태파괴 확산=백화점같은 할인점,신세대를 겨냥한 모던풍 재래시장의 출현 등 업태구분이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점포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홈플러스 안산점은 백화점 수준의 상품과 서비스,점포내 병원 및 공공서비스센터 설치 등으로 기존 할인점 영역을 벗어난 신업태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또 ''지하,2백∼3백평''의 수퍼마켓은 ''지상,5백평 이상''으로 커지면서 할인점과 차이가 없어지고 있으며 후아유 등 캐주얼 의류를 중심으로 한 3백평 이상의 초대형 ''가두매장''도 새로운 유통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소비시장 디지털화=인터넷쇼핑몰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진흥협회에 따르면 올해 B2B B2C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80% 이상 증가한 1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인터넷쇼핑몰의 매출규모는 앞으로 5년안에 오프라인 업체를 위협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역경매사이트 등이 늘어나면서 소비자가 가격 결정권을 갖게 되는 등 전통적 시장구조가 파괴되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