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메이저대회는 타이거 우즈(25.미국)를 위해 존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즈가 올해 갈아치운 기록만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사실상 "우즈 독주시대"가 열렸음을 예고하는 한 해였다.

우즈는 US오픈에서 2위와 최다타수차 우승을 따낸뒤 가장 까다롭다는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GC 올드코스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코스레코드를 갈아치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97년 마스터스,99년 USPGA챔피언십 우승을 포함,최연소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했다.

우즈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PGA챔피언십마저 석권하며 53년 벤 호건 이후 47년만에 "한 시즌 메이저 3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36,37년 데니 슈트 이후 63년만에 USPGA챔피언십 2연패도 달성했고 18언더파로 최소타(17언더파)기록도 경신했다.

반면 그동안 우즈의 경쟁자로 거론되던 데이비드 듀발과 어니 엘스는 악몽의 한해였다고 할 수 있다.

듀발은 마스터스 마지막라운드에서 우승자인 비제이 싱을 1타차로 추격했으나 "아멘코너" 마지막 관문인 13번홀에서 세컨드샷을 그린앞 개울에 빠뜨리면서 메이저대회 첫승의 꿈을 날려버렸다.

지난 98년(2위)에 이어 또 다시 우승문턱에서 주저앉은 것.

듀발은 브리티시오픈 마지막라운드에서도 우승자인 우즈를 추격하다 17번홀 "나카지마 벙커"에 빠지며 더블파를 기록,공동 11위로 추락하기도 했다.

엘스는 우즈가 메이저 3승을 기록한 반면 3개 메이저대회에서 2위를 하는 사상초유의 기록을 남겼다.

엘스는 마스터스,US오픈,브리티시오픈에서 2위를 했다.

세계랭킹에서 1년여간 2위자리를 지켜온 듀발을 밀어낸게 그나마 그에겐 위안이었다.

미LPGA투어에서는 캐리 웹(26.호주)이 돋보였다.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을 따낸 웹은 US여자오픈도 우승,메이저 2승을 거머쥐었다.

박세리(23.아스트라)와 김미현(23.n016.한별),박지은(21) "코리아 3인방"의 메이저 대회 성적은 기대에 못미쳤다.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는 아무도 "톱10"에 진입하지 못했다.

박세리의 공동 15위가 최고성적이었다.

대신 아마추어인 송아리(14)가 공동 10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는 박세리가 아깝게 1타차로 공동 3위에 머무는 아쉬움을 남겼다.

US여자오픈에서는 김미현이 공동 4위,뒤모리에클래식에서는 박세리가 공동 7위에 올랐으나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