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혈액에 과다하게 녹아있는 고지혈증은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 만성성인병을 일으키는 주된 주범 가운데 하나다.

혈압 혈당치 체중에 못지 않게 혈중 지질도 엄격하게 관리해야 성인병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특히 혈청콜레스테롤치가 1% 감소하면 관상동맥질환의 발병률은 2% 줄어들고 50mg/dl씩 상승할때 생존기간이 10년씩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다.

영국 버밍햄대학의 톰 마샬 교수는 얼마전 영국인의 심장병을 줄이기 위해선 음식의 지질 함량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붙여야 한다는 이색적인 주장을 펴 화제를 모았었다.

마샬 교수는 포화지방 및 콜레스테롤이 풍부한 음식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높이면 소비도 자연히 줄어들어 매년 9백~1천명의 영국인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성인병의 주원인인 고지혈증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1970년대 이전에는 1백39~1백66mg/dl에 불과하던 한국인의 혈중 총콜레스테롤치는 점차 증가해 최근에는 1백90mg선을 넘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성지방은 78에서 1백30수준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코 방치할 수 없는 위험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경각심아래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고지혈증의 위험성과 대책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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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은 무엇인가=크게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고중성지방혈증으로 나눌 수 있다.

지난96년 고지혈증치료지침제정위원회가 정한 바에 따르면 바람직한 혈중 콜레스테롤치는 2백mg/dl 미만이다.

2백~2백39mg/dl에 달하는 사람은 발병위험이 있는 경계수준에 들어간다.

2백40mg/dl이상이 되면 발병위험이 현저하게 높은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진단해 본격적인 치료를 권장하게 된다.

중성지방은 2백mg/dl를 초과하면 고중성지방혈증으로 본다.

콜레스테롤은 모든 세포막의 중요한 구성성분이다.

또 스테로이드핵을 갖고 있는 호르몬 및 담즙산 등을 만드는 원료가 된다.

콜레스테롤은 수용액에서는 용해되지 않기 때문에 혈액 내에서 특수한 지단백과 결합해 순환하게 된다.

지단백 가운데 고밀도지단백(HDL)과 결합한 과잉의 콜레스테롤은 간 대장으로 운반돼 배설된다.

또 저밀도지단백(LDL)을 분해시켜 동맥경화의 위험을 줄인다.

그래서 HDL과 결합한 콜레스테롤은 "좋은" 콜레스테롤으로 불리운다.

반면 LDL과 결합한 콜레스테롤은 몸에 "나쁜" 역할을 맡는다.

혈관 등에 잘 침착돼 동맥경화 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흔히 말하는 총 콜레스테롤양은 이들 콜레스테롤량에 중성지방의 20%에 해당하는 양을 합한 것으로 HDL비율이 많을수록 건강하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고지혈증의 원인=1차적으로 기름진 음식의 섭취와 운동부족을 꼽을 수 있다.

드물긴 하지만 유전적인 원인이 개입되기도 한다.

또 흡연과 음주,갱년기이후 성 호르몬의 감소,그리고 성호르몬,스테로이드제제,베타교감신경차단 고혈압약,이뇨제 등 특정 약물의 장기복용으로 인해 고지혈증이 유발 또는 악화될 수 있다.

이밖에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신장증후군 간장질환 등이 고지혈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의 과잉섭취다.

지난70년대와 비교해서 요즘 한국인의 음식 섭취량은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지방질 섭취 비중은 크게 늘었다.

70년대에는 총에너지 섭취량의 탄수화물:단백질:지방질의 섭취 비율이 80:13:7수준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66:16:18로 지방질이 차지하는 비율이 큰 폭으로 높아졌다.

이는 바람직한 기준인 60~65:15~20:15~20에 근접해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35세미만 연령층이 워낙 기름진 것을 좋아하는 최근 추세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중.노년층은 밥을 위주로 한 종전의 섭취패턴을 고수하고 있어 콜레스테롤 수치는 안정적인 데 반해 중성지방은 높은 수준을 보이는게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 도움말 주신분 - 유언호 중앙대 필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박승정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