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은 금융업이라기보다 IT(정보기술)를 기반으로 한 일종의 시스템 산업입니다"

카드업계에서 연체율이 가장 낮은 삼성카드의 이경우(54) 사장.

취임 직후인 지난 97년 22.5%인 연체율을 올해 상반기 3.6%로 낮춘 그는 정보 기술을 이용한 고객관리의 중요성을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한다.

정보기술을 활용해서 고객들의 신용도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대응해야 연체율을 낮추고 수익성을 높일수 있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삼성을 비롯한 국내 카드사 대부분이 지난 10년간 외형확장에만 열중했지요. 카드사의 생존은 고객관리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객 정보를 어떻게 가공해서 활용하는냐가 승부의 관건입니다"

이 사장이 고객관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실천에 옮긴 것은 지난 96년 취임하면서부터.

그는 사내 IT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약 1천억원을 투자했다.

대표작은 "트라이어드(TRIAD)"라는 회원관리시스템.

이 시스템은 8백만명에 달하는 삼성카드 회원들의 신용도를 소비유형, 사용료 결제실적 등 무려 60가지 항목으로 산출해 낸다.

5급 공무원은 월 3백만원, 기업체 과장은 월 2백만원 식의 주먹구구식 신용등급은 더 이상 적용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고객 개개인의 신용도를 계산해 내다보니 수익성이 개선될 수 밖에 없다.

연체율이 업계 최저수준으로 낮아진 것은 물론 카드회사의 핵심 경영지표중 하나인 정상입금률도 95%를 기록, 7개 카드사중 유일하게 90%선을 넘고 있다.

이 사장은 요즈음 트라이어드를 기반으로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고객과 1대 1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고객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의 최신 정보를 제공해 줌으로써 삼성카드 고객들의 호감(로얄티)을 높이게 된다.

"내년 봄까지 CRM 시스템을 구축해 e비즈니스 경영의 토대를 확고히 마련할 계획입니다. 고객 개개인의 가려운 데를 찾아 긁어주는 시스템이 될 겁니다"

이 사장은 "제휴를 추진중인 미국의 "캐피털원"도 외형으로는 10위지만 수익률에서는 1위"라며 고객관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