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운동 리더에서 성공을 눈앞에 둔 벤처기업가로''

다음달 코스닥 등록예정인 바이어블코리아의 이철상(34)사장은 리튬폴리머 전지를 만들고 있다.

이 전지는 휴대폰 배터리로 쓰이는 기존 리튬이온 전지에 비해 뛰어난 성능을 갖춘 차세대 전지.

리튬폴리머 전지는 전해질을 고체화시켜 알루미늄 막으로 둘러싸 얇고 가벼운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이같은 우수성 덕분에 휴대폰 생산업체 등에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올해 매출 4백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사장이 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 97년.

사업을 시작한 지 4년만에 월 25만개 배터리셀을 생산하는 경기도 안성 공장을 비롯해 브라질 미국 중국 등에 5개 법인을 운영하는 탄탄한 제조 벤처기업을 일궜다.

공사가 진행중인 평택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월 1백만개의 배터리셀을 양산하게 된다.

서울대 경제학과 87학번인 이 사장은 지난 90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거쳐 91년엔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임시의장까지 지냈다.

그때부터 4년간 당국의 검거를 피해다녀야 했다.

지난 97년 그는 말레이시아의 한 기업이 리튬폴리머 전지의 시제품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말레이시아로 날아갔다.

하지만 시제품의 양산기술과 본격적인 양산에 필요한 자금을 구해야만 했다.

이때부터 이 사장은 특유의 돌파력과 추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서울대 응용화학부 오승모 교수와 석·박사 학생들을 설득해 양산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삼성전자를 찾아가 초기 투자비용 4백만달러를 받아냈다.

하지만 또 위기가 찾아왔다.

함께 연구개발에 나섰던 일부 석·박사 학생들이 독자적인 사업을 하겠다며 떨어져 나갔다.

그는 다시 한번 힘을 내 지난해 초엔 사내에 11명의 석·박사로 이뤄진 배터리 양산기술연구소를 차렸다.

이 사장은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새로운 제조업 분야를 골라 한국경제의 뿌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젊은 벤처기업가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031)677-8020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