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및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라인 확충을 통해 올해 1백30억달러인 반도체 부문 매출을 2005년에 3백억달러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6일 발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이윤우 사장과 메모리 사업부 황창규 대표는 이날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3개 반도체 라인 증설계획 등을 담은 ''21세기 반도체 사업비전''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2002년까지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D램 램버스 D램,플래시메모리 등 차세대 고용량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기도 화성2단지에 11라인을 착공,내년 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11라인에는 12인치 웨이퍼 라인(월간 생산 능력 5천장 규모)을 별도로 구축,2001년 하반기부터 가동한다는 전략이다.

황창규 대표는 "12인치 웨이퍼 가공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면 경쟁업체와의 기술적 격차를 더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수요가 급격히 팽창하는 시스템 LSI(비메모리) 제품공급을 늘리기 위해 오는 10월께 충남 온양 공장에 월 3만장(8인치 기준) 규모의 생산이 가능한 비메모리 전용라인을 착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02년 초부터 가동되는 이 공장에서는 0.13∼0.18미크론(1백만분의 1m)급 주문형반도체(ASIC) 중앙처리장치(CPU) 시스템온칩(SOC)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올해 17억달러로 예상되는 비메모리 매출이 2005년에는 5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배경.업계 영향=반도체 경기논란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3개 라인을 동시에 증설키로 한 것은 생산성 및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확고한 1위 자리를 지키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황창규 대표는 이번 투자가 공급 과잉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올해 D램시장 규모가 CPU 시장보다 커질 정도로 메모리 반도체의 용도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2002년까지 공급부족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디지털 기기의 수요 증대에 대비해 최첨단 비메모리 전용 생산라인을 갖춰 고객에게 반도체 분야에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 발표에 현대전자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은 바짝 긴장하면서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