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이용하면 사이버세상의 특성상 불특정다수에게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허위사실을 유포할 수도 있다.

그만큼 인터넷에선 주가작전을 펴기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미국의 증권감독기구(SEC)도 지난 98년부터 이미 대응전략을 모색해 왔다.

한국에서는 지난 5월 금융감독원 조사국에 ''인터넷상시감시반''이 설치됐다.

그러나 6일 그동안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인터넷 작전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이태봉씨는 사이버 주가작전의 ''전형''을 보여 주었다는게 증권사 시황담당자들의 지적이다.

이씨가 선택한 종목은 유니텍전자.

이 코스닥주식은 금년 3월21일부터 매매된 신규상장종목이다.

컴퓨터메인보드와 MP3(인터넷음악파일) 플레이어를 제조하는 중소기업이다.

이씨는 4월20일께부터 매집에 들어가 모두 16억8천만원어치를 매입했다.

이후 5월 하순께 매도해 11억원 정도의 차익을 남겼으나 결국 금감원에 걸리고 말았다.

주가를 올린후 절정에 달했을때 처분하는 것은 기존의 주가작전과 비슷한 패턴이다.

그러나 이씨는 주가를 끌어올리고 마지막에 물량을 처분하기 위해 인터넷 증권정보사이트인 팍스넷을 십분 이용했으며 이 곳은 아직도 많은 일반 개미들이 찾아 보는 사이트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발견할수 있다.

금감원의 박찬수 인터넷상시감시반장은 "유니텍전자에 대해 상장후 게재된 글목록이 7천개 정도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이트에 게재된 글이 많아야 한달에 4백개 정도인데 유니텍전자의 경우 이상하게 늘어났다는 것.

박 반장은 "유니텍전자에 대한 글중 10% 정도인 6백79개가 이씨 게재 글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증권관련 용어를 딴 필명을 사용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씨가 내건 글속엔 ''왕대박'' ''황제주'' 등 자극적인 용어가 자주 등장했고 특정 세력이 매집하고 있으니 추격 매수할 것을 권하는 내용이 빈번했다.

자신이 유니텍전자를 매집한 후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사이버 전략''이었다는게 금감원의 지적이다.

이후 5월 하순에 이씨 자신이 매도할 시기에 ''지금이 주가 단기 저점''이라며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유니텍전자를 사도록 부추겼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씨는 유니텍전자의 주주모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실제로 서울 모처에서 모임을 갖기도 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검찰고발이라는 엄한 조치를 취한 것과 관련해 이씨가 허위사실 유포는 물론 자신의 얘기가 그럴듯하게 들리도록 85회에 달하는 허수 매매주문도 동원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