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은 콘텐츠 산업이다.

어떤 지식과 연구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사업의 승패가 가름난다.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을 이끄는 사람의 역할이 어느 분야보다 높다.

바이오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각 기업과 연구소들이 ''바이오리더''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조완규 생물산업협회장, 복성해 생명공학연구소장, 한문희 바이오벤처협회장 등이 생명공학분야의 1세대로 통한다.

불모지였던 국내 생명공학분야를 개척하고 해외 연구성과를 소개했던 이들이다.

이들의 선구자적인 노력에 의해 80년대말 이후 각 대학에 ''유전공학과'' ''생명과학과'' 등의 이름으로 학과가 설치되고 생명공학이 ''꿈의 학문''으로 인식됐다.

대기업에는 주로 해외에서 학위를 받은 중견이상의 세대들이 바이오사업을 이끌고 있다.

LG화학에는 양흥준 부사장과 송지용 상무가 각각 올해초 생명과학사업본부장과 생명과학연구소장으로 선임돼 바이오분야를 이끌고 있다.

양 부사장은 89년 워싱턴대학에서 생물공학박사학위를 받은뒤 농화학사업을 맡아 농약개발에 주로 관여했다.

코넬대에서 생물공학박사학위를 받은뒤 LG화학에 입사한 송 상무는 간염백신, 인터페론 알파 등 주력 제품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SK(주)의 바이오사업은 유정준 라이프사이언스 사업추진팀장과 최용문 바이오의약 R&D센터소장, 최기주 뉴저지 리서치센터소장 등 3명의 상무가 주도하고 있다.

중추신경계 의약을 미국에서 연구하다가 합류한 최용문 박사는 올해초 SK(주)가 미국 존슨앤존슨사에 3천9백만달러에 매각한 간질치료제와 현재 매각을 추진중인 우울증치료제 개발의 주역이다.

최기주 박사는 AIDS 치료제 및 의약중간체 연구와 함께 연구기획, 해외임상시험 등을 담당한다.

손욱 삼성종합기술원장은 ''반도체의 삼성''을 바이오산업 대열에 본격 합류토록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미국 버클리대에서 화학박사학위를 받고 펜실베이니아대 MBA 과정을 거친 양덕주 부사장이 바이오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유기화학박사학위를 받은 박재창 박사가 바이오칩 관련 연구팀장을 맡았다.

삼성정밀화학에서는 UN 산하 생물무기금지협약에 한국측 전문가로 자문중인 김홍중 박사가 바이오사업팀을 이끌고 있다.

삼양사 의약부문장인 이병건 상무는 미국 라이스대학 화학공학박사로 94년 삼양사가 의약사업을 강화하면서 영입됐다.

외국과의 제휴를 통한 해외기술습득과 공동연구 등에 주력하고 있다.

전길환 제일제당 종합기술원장은 능숙한 영어와 미국 바이오기업 CEO(최고경영자)들과의 친분을 활용해 해외바이오 업계의 동향을 파악하고 연구방향을 제시한다.

두산은 KAIST 박사로 연구소를 지키고 있는 고의찬 상무가 노화방지제 천연식물성 성장촉진제 등의 연구를 지휘하고 있다.

종근당의 홍청일 부사장은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등 각 대학과 암센터에서 교수와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귀국해 종합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항암제를 중심으로 당뇨병치료제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벤처업계에선 생명공학연구소의 연구원 창업 1호와 국내바이오테크 벤처기업설립 1호를 기록한 박한오 바이오니아 사장이 대표적이다.

유전자조작기술의 완전국산화를 통해 세계 최고의 지노믹스회사인 셀레라를 제압하겠다는 의욕에 넘쳐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로 유전자이식연구소 소장겸 마크로젠 대표를 맡고 있는 서정선 박사는 미생물인 자이모모나스의 염기서열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해독했다.

한국인의 유전자분석을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생명공학연구의 중심에는 생명공학연구소 유전체연구센터 ''게놈 기능분석을 이용한 신유전자 기술개발사업단장''인 유향숙 박사가 자리잡고 있다.

인간유전자의 모든 정보가 들어 있는 게놈의 DNA 서열을 알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황우석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복제연구의 주역이다.

한우를 처음으로 체세포 복제한데 이어 배반포단계의 인간배아복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백두산 호랑이 복제에도 도전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