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가을이 이사철이란 얘기도 이젠 옛말이 됐다.

필요하면 언제든 이사를 한다.

하지만 막상 이사를 하려고 하면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어쩐지 낯설어 망설이게 되고 결국 자신이 살던 지역 주변을 맴돌곤 한다.

어디서건 살다보면 정이 든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살기에 편한 곳이 있다.

교통.교육여건이나 주거환경이 괜찮고 나름대로 특징을 가진 아파트 단지를 골라 소개하는 시리즈 "이 아파트 어때요"를 매주 금요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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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으로 옮긴지 4년째지만 한국을 떠날때까지 이사할 생각은 없어요.서울에서 이런 아파트를 구하기가 어디 쉬운가요"(미국인 로버트 해컬씨)

"집에서 샛길을 따라 5분만 걸으면 산책로와 약수터가 있는 남산이 나와요. 우리집 정원인 셈이지요"(주부 김연정씨)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남산자락에 자리잡은 ''남산 대림아파트''는 내·외국인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인터내셔널''단지다.

단지규모는 작지만 전체 거주자의 절반 정도가 외국인이다.

각국 대사관 직원들을 비롯 다국적 기업 임직원들이 대부분 월세로 들어와 산다.

그래서인지 주차장엔 외제차량이 즐비하고 노란머리 검은머리의 아이들이 어울려 노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 아파트가 인기있는 가장 큰 이유는 주거환경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반포로에서 이어지는 50? 진입로를 오르면 ''빌라''같은 아파트가 눈에 들어온다.

자동차 소음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진다.

잣나무 측백나무 단풍나무 개나리 등 조경수 1만여 그루로 가득찬 말 그대로 도심속의 ''전원형 단지''다.

뒤로는 남산이 보이고 인근 주택들을 헐고 조성된 공원도 가깝다.

95년 강남에서 이사왔다는 주부 이모씨는 "마음이 편안하고 차분해져 도심 한 가운데 살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자랑한다.

교통여건도 무난하다.

남산 3호터널과 반포로를 통해 도심까지 5분,강남까지는 1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이 아파트의 시세는 강남의 같은 평형과 비슷한 수준이다.

외국인 임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IMF체제때도 가격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은지 5년밖에 안된 저층 단지인데다 은행금리를 웃도는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 투자가치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