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증시를 괴롭히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35달러 수준으로 걸프전이 터진 직후인 지난 90년 이후 10년만의 최고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제3차 오일쇼크''의 가능성조차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일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석유장관회담에서 추가증산을 결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등을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석유수요가 늘어나는 북반구의 겨울이 곧 닥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3차 오일쇼크로 이어지지는 않을지라도 고유가 추세는 내년 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 국내 산업도 타격을 받게 된다.

따라서 당분간은 고유가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덜한 종목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주가 영향=국내 주가는 지난 73년 이후의 1차 오일쇼크 때보다 79년 이후의 2차 오일쇼크 때 더 큰 타격을 받았다.

1차 오일쇼크가 한창이던 지난 74년 3월부터 10월까지 종합주가지수는 18.18% 하락했다.

그러나 2차 오일쇼크 전후인 지난 78년 8월부터 80년 12월까지 종합주가지수는 30.88%나 폭락했다.

이 기간 미국주가가 28.55%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동양증권은 이같은 차이가 나는 배경으로 경제 기초여건의 건전성 여부를 꼽았다.

지난 74년의 경우 강력한 경제안정화정책이 취해진 반면 78년엔 무분별한 확장정책이 채택되고 있었던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동양증권은 이를 근거로 유가가 30달러대 초반에 머무르고 기업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경우 주가는 800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600선 붕괴를 각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해 종목=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국내 기업은 거의 모든 업종에서 타격을 입게 된다.

그중에서도 항공 정유 교통업종이 직접적인 원가상승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한진해운 현대상선 대한해운 대한통운등 해상 및 육상운송업체도 당장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또 △석유를 사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한국전력 △석유 수요의 위축으로 매출액의 타격이 예상되는 SK S-Oil 인천정유 등의 정유업체 △연료비 증가에 따른 수요감소가 예상되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자동차업체 △생산원가 상승이 예상되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의 조선업체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하는 한화석유화학 호남석유화학 대한유화등 석유화학업체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수혜종목=해외유전 개발업체들이 우선 거론된다.

큰 폭의 배당금 수입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으론 SK 삼환기업 동원 한화 현대종합상사 등이 꼽힌다.

동부증권은 그러나 SK를 제외하면 수혜금액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화학업체중 제철화학도 상대적 이익을 볼 전망이다.

이밖에 유가상승으로 중동국가의 재정지출이 늘어날 경우 중동국가와 거래가 많은 건설업체와 종합상사 등이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도 높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