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에 대한 인준안 처리를 위해 8일 열린 국회 본회의는 한나라당이 14일로 연기하자고 주장하며 불참 의사를 굽히지 않아 진통을 겪었다.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1백37석)를 채우느라 마지막까지 의원들의 출석을 독려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정균환 총무 등 지도부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출석 지침을 내리는 한편 자민련 소속 17명과 민국당 및 무소속 의원 4명에게도 일일이 전화를 걸어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사퇴서를 제출한 김기재 의원이 불참할 의사를 밝히자 정 총무가 막판까지 설득,가까스로 참석 약속을 받았다.

또 일부 민주당 의원이 단독국회에는 참여할 수 없다며 출석을 거부하자 김근태 최고위원 등 지도부들이 의원회관으로 직접 찾아가 설득 작업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이만섭 국회의장실을 방문,본회의를 14일로 연기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장은 "여야가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을 8일 처리하겠다고 합의했는데 야당이 14일로 순연하자고 주장하고 있어 자칫 헌재의 기능마비가 우려된다"며 "혹시 단독국회를 열더라도 비난하지 말아달라"며 야당의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