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최대의 화두는 역시 ''남북 화해''다.

가족들이 만나 나눌 얘기거리는 말할 것도 없고 차례상에는 그 어느때보다 많은 북한산 술과 음식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임진각과 판문점에서 열리는 망향제에는 북녘의 고향을 찾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의 예약이 만원이다.

TV의 추석연휴 특집 프로그램은 온통 남북 관련물로 채워져 있다.

◆ 북한산 제수품.선물용품 불티 =백화점과 할인매장 등은 이번에 북한상품 판매로 짭짤한 재미를 보았다.

백두산 들쭉술과 백로술, 장뇌삼술, 북한산 황태 등이 인기를 끌었다.

북녘 건강술세트, 남북 궁합세트, 통일차례상 모음 등의 이색 명칭을 붙인 선물세트도 많이 팔렸다.

롯데백화점을 찾은 회사원 김모(34)씨는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을 감안해 회사 거래처 고객들에게 추석선물로 돌리기 위해 북한산 주류세트를 구입했다"며 "부친이 황해도 출신이어서 차례상에도 쓰기 위해 개인적으로 사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납 꽃게'' 파동으로 중국산 농수산물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북한산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기도 했다.

재래시장에서는 "중국산은 불안하고 국산은 비싸니까 북한산을 달라"는 주부들이 많았다.

◆ 실향민 임진각으로 몰려 =이번 한가위에 북녘땅이 바라다보이는 임진각이나 통일동산에는 성묘를 갈 수 없는 이산가족이나 실향민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북5도민회가 주최하는 판문점 망향탑에서의 망향제, 임진각 망배단 제사, 통일경모회 망향제 등에는 참여를 신청한 사람들이 벌써 만원이다.

지난달 이산가족 상봉 때 북쪽의 가족을 만난 이산가족들 중에도 차례를 지낸 뒤 통일전망대를 찾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북에 있는 동생 윤근(64)씨를 만나고 온 임선근(74)씨는 "다음 추석 때는 꼭 평양근교에 있는 부모님 산소에 성묘하고 싶다"며 "북녘을 바라보는 것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판문점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 가열되는 북한 열기 =이번 추석 연휴에 방송국들은 남북 관련물로 다양한 특집프로그램을 편성해 놓고 있다.

각 TV방송은 ''백두에서 한라까지'' ''고향가는 길'' ''북녘 고향은 지금'' ''중국동포와 함께하는 노래자랑'' ''북한 사투리 소개''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TV광고에는 북한 사투리나 의상,소년들의 거수경례 등을 삽입한 장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미디물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북한 관련 코너가 들어있을 정도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