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미국 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74)에게 한번 더 의장직(임기 4년)을 맡아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고어는 이날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린스펀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FRB 의장직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오늘날 미국경제가 낮은 인플레 압력 속에 전례없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것은 그린스펀의 공이 크다"고 덧붙였다.

고어는 이와 함께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금리인하를 통한 미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안정에 정책의 우선목표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 87년 폴 볼커 전 의장의 후임으로 취임했으며 올 여름 3차 임기를 시작,오는 2004년 6월까지 FRB 의장직을 맡는다.

그린스펀이 고어의 말대로 임기를 한번 더 맡으면 2008년까지 82세가 되도록 FRB 의장을 하게 된다.

고어는 그러나 로렌스 서머스 재무장관의 재임명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선 "국민들이 아직 나에게 그를 임명할 권한을 주지 않은 이상 뭐라고 하긴 어렵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최근 CNN과 갤럽이 실시한 공동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어 후보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를 47%대 44%의 차로 리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