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이후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인 침체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에 대한 수요자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데다 부동산이 재테크대상이 아니라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어 시중자금의 부동산시장 유입 가능성이 적은 탓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별 종목별로 가격 등락이 엇갈리는 차별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당분간 개발계획이 잡혀 있는 일부 지역의 아파트 토지 상가 쪽으로 돈이 제한적으로 들어오는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게 부동산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특히 같은 종목에서도 투자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어서 투자자들은 "묻어 놓고 기다리는 방식"을 피하고 객관적인 수익률에 근거해 투자에 나서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아파트 =거래가 거의 없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5% 이하의 낮은 가격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통 주거환경이 양호한 서울과 수도권일대 아파트는 거래가 활기를 띠며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곳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시장이 침체된 지난 상반기에도 서울 강남 일대 신규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의 2~3배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주택보급률이 1백%를 넘는 지방에선 여전히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종목별로는 신규분양 아파트와 분양권이 시장을 주도할게 확실하다는 의견이 많다.

새 아파트와 낡은 아파트간의 가격차가 두드러지고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서울에선 사업추진이 빠른 저밀도 재건축아파트가,수도권에선 대단위 택지지구가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아파트는 전세물건이 귀한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값이 소폭 오르겠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고 오르는 지역도 서울과 수도권 일부로 한정될 전망이다.

특히 수요층이 두터운 20~30평형대의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개발기획 컨설팅 업체인 솔렉스의 장용성 대표는 "전반적으로 침체가 계속되겠지만 단기 차익을 노린 가수요자금이 아파트시장으로 흘러들어오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값이 한차례 요동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토지 =가격이 오를만한 상승재료(SOC 신규발주, 도로개통, 그린벨트해제)를 갖고 있는 지역만 제한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토지시장을 주도해온 준농림지는 이용규제 강화로 도시계획구역으로 편입이 되는 곳을 제외하곤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짙다.

특히 부동산시장이 장기 침체를 지속하고 있는 지방의 경우 투자가 살아나고 땅값이 오르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토지는 자칫하면 오랜시간동안 돈이 잠길수 있어 가급적 여유자금을 갖고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되 대상지역을 신중하게 선정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 상가 =경기회복과 소득수준 향상에 힘입어 점차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상가 역시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지역별. 상품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대형 소매점과 할인점의 확산은 기존 일반상가 뿐만 아니라 신규 분양상가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상가전문 컨설팅업체인 인터원의 원창희 사장은 "상가중에선 입지여건이 좋고 독점상권이 보장되는 곳들만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인 상가 경기는 지난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대형 쇼핑몰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과 지방 상권에서 대형쇼핑몰이 늘어나고 일부 쇼핑몰은 지방에서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또 안정적인 수요가 보장되는 아파트 단지내상가와 상가비중이 적은 주상복합상가에도 햇살이 비칠 것으로 판단된다.


<> 업무용 빌딩 =역세권 오피스텔과 중.소형 건물을 중심으로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년여동안 신규공급 물량이 감소한 반면 주요 수요층인 기업들의 부동산 구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한 시세차익보다 투자수익성 위주로 시장환경이 바뀐 만큼 상승폭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빌딩전문 컨설팅업체인 두나미스의 홍영준 사장은 "임대료 수준도 강남의 경우 이미 IMF체제 이전 수준까지 오른 상태여서 추가상승 여지는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홍 사장은 임대수익률이 시중금리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역세권 신규 오피스텔과 빌딩이 제한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업무용빌딩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대형 기자 yoo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