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년 전의 이집트 문명을 인류문명 기원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그보다 6천5백년 전에 최고의 과학 지식을 갖춘 문명이 있었다''

고대문명 탐험가 그레이엄 핸콕이 ''신의 거울(원제:Heaven''s Mirror)''(김정환 옮김,김영사,2만9천원)에서 들려주는 비밀은 충격적이다.

그는 1만2천여년 전의 ''잃어버린 고대문명''에 대한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풀어헤친다.

저자는 ''이코노미스트''지의 동아프리카 특파원을 지낸 저널리스트이자 ''암호와 봉인''''신의 지문'' 등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

이번 책 ''신의 거울''은 그가 10년동안 아프리카와 남미 태평양 동남아를 넘나들며 치밀하게 답사한 연구 보고서.

고고천문학과 지질학 고대신화에 관한 폭넓은 지식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문명의 신비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원색사진 2백50컷도 현장감을 더한다.

이 책에서 우리는 1만2천5백년 전 고도의 천문 과학지식으로 고대문명의 네트워크를 이룩한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

저자의 발길은 고대 이집트 문명을 근간으로 BC 10500년의 홍수와 대재앙 이전 시기인 ''잃어버린 문명''에까지 가 닿는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집트의 스핑크스는 기원전 2500년께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기원전 15000년에서 기원전 5000년 사이의 건축물을 복원한 것''이다.

기자평원의 거대 피라미드에서는 1만2천5백년 전 하늘의 오리온 자리,스핑크스에서는 사자자리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장 거대한 석조건축물인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는 1만2천5백년 전 용자리의 지상 복제물이다.

그는 이들 유적을 ''초고대문명의 계승자들이 세운 네트워크''의 일부라고 본다.

그리고 BC 2600∼2300년에 세워진 영국의 스톤헨지나 이집트의 기자 피라미드가 똑같은 기하·천문학적 원리로 연결돼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그는 이같은 원리가 이집트 뿐만 아니라 지구 반대편의 다른 지역에서도 발견된다며 이를 ''거대한 문화의 띠''라고 표현한다.

그는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그리고 앙코르 와트를 대비시키면서 ''대홍수 이전 시대의 첨단 문명이 각기 다른 생존·계승자들을 통해 지구 전역으로 퍼져나갔다고 주장한다.

멕시코 아스텍문명에서 출발한 그의 탐험은 이집트를 거쳐 캄보디아,태평양,일본 요나구니 섬,페루·볼리비아의 나스카·마야·잉카 문명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각 문명 사이의 전승과 유적들이 놀라울만큼 닮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2천년 전의 사막에 만들어진 나스카 선과 그림들은 당시 하늘의 별자리를 가리킨다.

황도 12궁의 완벽한 재현이라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 빙하기 때 거대한 지각변동으로 파괴된 문명들의 시간대는 BC 10500년 시기와 맞물린다''며 ''그 때 생존자들이 그 지식을 세계 도처에 나눠주고 대대로 전달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고안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같은 발견을 통해 그는 인류의 영원불멸성 추구를 학문적으로 규명하고 각 신화와 유적들의 함수관계를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라는 명제로 설명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