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가득 향긋한 '바닷내음' .. '굴'...9월부터 4월까지 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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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우유, 굴 서양에서 전해 오는 말 중에 달 이름 중 "알(r)"이 들어간 달에 굴이 맛있다는 얘기가 있다.
9월(September), 10월(0ctober).이렇게 보면 자연스럽게 5월부터 8월의 굴은 맛이 없다는 말이 된다.
요즘 슈퍼마켓에는 계절이 없다지만 굴의 경우에는 인공 양식을 하는 기간을 봐도 6~8월의 여름에 씨앗을 모아서 다음 다음해 9월부터 5월 사이에 채취를 함으로 역시 가을부터 겨울까지가 굴의 제철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이 9월이니 바야흐로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의 계절이 시작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굴"하면 떠오르는 곳이 세 군데 있다.
우선 노량진 수산시장.
횟감 사러 나간 길에 꼭 한두 판씩 사들고 오게 되는 게 석화다.
돌에 핀 꽃이란 예쁜 이름답게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껍질 안에 촉촉하니 매끄러우면서 감칠맛을 내는 육질을 갖고 있는 바다의 보물로 아무 조리를 안하고 차가운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어서 레몬과 파슬리를 곁들이기만 하면 보기에도 근사하고 식욕을 돋우는 접시 하나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살이 통통한 것으로 유백색 광택이 나며 손으로 눌러보아 오므라드는 것이 싱싱한 것이고,살 가장자리에 검은 테가 또렷하게 나 있는 것이 껍데기를 깐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이다.
옛날 프랑스의 서민들은 홍합을 보고 굴이라 할 정도로 굴이 귀한 음식이었다는데 우리네 수산시장에서는 한 판에 천 원짜리 서너 장이면 거래가 끝나니 참으로 행복한 세상이다.
둘째,광화문 교보문고 뒤 피맛골 안쪽에 자리한 "열차집"의 어리굴젓 맛도 소문이 자자한 음식.
통통한 살점을 씹을 때마다 입 속에서 터지는 상큼한 비린내와 알싸한 고춧가루가 어우러져 입맛을 돋워준다.
셋째,청담동 중식당 "마리"(Marie)에서 겨울이면 내놓는 시원한 굴 짬뽕.
짬뽕에는 해산물이 많이 들어가야 푸짐해 보이는 게 기본이지만 마리의 굴 짬뽕은 푸짐하게 넣은 굴 자체에서 나오는 풍미가 일품이다.
그야말로 날로 먹어도 무쳐 먹어도 끓여 먹어도 맛있는 게 굴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늘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도대체 누가 처음에 이 굴을 먹기로 작정했을까?
알고 보면 굴을 식용으로 사용한 것은 역사가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 나라에서는 철기시대 초기 유적지에서 굴 껍데기가 발견되었고 고대 중국과 로마에서는 굴을 양식해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고대 로마의 황제들이 굴을 즐겨 먹었고,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도 굴을 먹었으며,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는 하루에 굴을 1백75개나 먹었다고 전해진다는 기록까지 접하고 보면 굴을 좋아하는 것은 동서양이 매한가지인 듯하다.
굴은 세계 곳곳에서 많이 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소나무 껍질 같은 껍질 속에 있는 토굴,양식 굴의 대부분인 참 굴,서해안에 많은 긴 굴 등이 있고,일본 참 굴을 태평양 연안에서 양식하는 태평양 굴,재래종으로 씨알은 작으나 맛이 있는 올림피아 굴,프랑스에서 나는 말발굽 모양의 브론 굴,세계 제일의 맛을 자랑하는 녹색의 마렌느 굴 등 그 종류가 80여 종에 이른다.
나라나 민족마다 먹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지만 날것으로 먹어야 독특한 향과 맛을 음미할 수 있으므로 어디서나 신선한 것은 날로 먹는다.
싱싱한 굴에다 레몬 즙을 짜 넣어 먹으면 맛도 좋고 산성식품인 굴에 알카리성 식품인 레몬이 어울려 균형 잡힌 식품이 되기도 한다.
또 굴의 구성 성분이 수분 84%, 단백질 11%, 지방 2%, 당 5%, 회분 2%이고, 굴 100g 안에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의 2/3, 칼슘의 1/3, 철분 필요량의 4배가 들어 있다니 바다에서 나는 우유라는 말이 허투루 나온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은 산성 식품으로 소화,흡수가 잘 되어 어린이나 노인,병약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빈혈과 간장병 후의 체력 회복에 좋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나 신경쇠약 또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한테도 좋은 영양 식품이다.
이번 주말,싱싱한 굴을 넉넉히 넣고 끓여 국물 맛이 개운한 굴 전골이나 치즈를 듬뿍 올려 오븐에 구워내는 굴 그라탱,또는 돌솥에 굴을 넣고 밥을 하는 굴 솥밥,바삭한 튀김옷 속에 바닷 내음이 온전히 들어 있는 굴 튀김 등으로 영양가 있고 풍성한 주말을 즐겨 보자.
글 신혜연 (월간 데코 휘가로 편집장)
9월(September), 10월(0ctober).이렇게 보면 자연스럽게 5월부터 8월의 굴은 맛이 없다는 말이 된다.
요즘 슈퍼마켓에는 계절이 없다지만 굴의 경우에는 인공 양식을 하는 기간을 봐도 6~8월의 여름에 씨앗을 모아서 다음 다음해 9월부터 5월 사이에 채취를 함으로 역시 가을부터 겨울까지가 굴의 제철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이 9월이니 바야흐로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의 계절이 시작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굴"하면 떠오르는 곳이 세 군데 있다.
우선 노량진 수산시장.
횟감 사러 나간 길에 꼭 한두 판씩 사들고 오게 되는 게 석화다.
돌에 핀 꽃이란 예쁜 이름답게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껍질 안에 촉촉하니 매끄러우면서 감칠맛을 내는 육질을 갖고 있는 바다의 보물로 아무 조리를 안하고 차가운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어서 레몬과 파슬리를 곁들이기만 하면 보기에도 근사하고 식욕을 돋우는 접시 하나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살이 통통한 것으로 유백색 광택이 나며 손으로 눌러보아 오므라드는 것이 싱싱한 것이고,살 가장자리에 검은 테가 또렷하게 나 있는 것이 껍데기를 깐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이다.
옛날 프랑스의 서민들은 홍합을 보고 굴이라 할 정도로 굴이 귀한 음식이었다는데 우리네 수산시장에서는 한 판에 천 원짜리 서너 장이면 거래가 끝나니 참으로 행복한 세상이다.
둘째,광화문 교보문고 뒤 피맛골 안쪽에 자리한 "열차집"의 어리굴젓 맛도 소문이 자자한 음식.
통통한 살점을 씹을 때마다 입 속에서 터지는 상큼한 비린내와 알싸한 고춧가루가 어우러져 입맛을 돋워준다.
셋째,청담동 중식당 "마리"(Marie)에서 겨울이면 내놓는 시원한 굴 짬뽕.
짬뽕에는 해산물이 많이 들어가야 푸짐해 보이는 게 기본이지만 마리의 굴 짬뽕은 푸짐하게 넣은 굴 자체에서 나오는 풍미가 일품이다.
그야말로 날로 먹어도 무쳐 먹어도 끓여 먹어도 맛있는 게 굴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늘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도대체 누가 처음에 이 굴을 먹기로 작정했을까?
알고 보면 굴을 식용으로 사용한 것은 역사가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 나라에서는 철기시대 초기 유적지에서 굴 껍데기가 발견되었고 고대 중국과 로마에서는 굴을 양식해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고대 로마의 황제들이 굴을 즐겨 먹었고,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도 굴을 먹었으며,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는 하루에 굴을 1백75개나 먹었다고 전해진다는 기록까지 접하고 보면 굴을 좋아하는 것은 동서양이 매한가지인 듯하다.
굴은 세계 곳곳에서 많이 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소나무 껍질 같은 껍질 속에 있는 토굴,양식 굴의 대부분인 참 굴,서해안에 많은 긴 굴 등이 있고,일본 참 굴을 태평양 연안에서 양식하는 태평양 굴,재래종으로 씨알은 작으나 맛이 있는 올림피아 굴,프랑스에서 나는 말발굽 모양의 브론 굴,세계 제일의 맛을 자랑하는 녹색의 마렌느 굴 등 그 종류가 80여 종에 이른다.
나라나 민족마다 먹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지만 날것으로 먹어야 독특한 향과 맛을 음미할 수 있으므로 어디서나 신선한 것은 날로 먹는다.
싱싱한 굴에다 레몬 즙을 짜 넣어 먹으면 맛도 좋고 산성식품인 굴에 알카리성 식품인 레몬이 어울려 균형 잡힌 식품이 되기도 한다.
또 굴의 구성 성분이 수분 84%, 단백질 11%, 지방 2%, 당 5%, 회분 2%이고, 굴 100g 안에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의 2/3, 칼슘의 1/3, 철분 필요량의 4배가 들어 있다니 바다에서 나는 우유라는 말이 허투루 나온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은 산성 식품으로 소화,흡수가 잘 되어 어린이나 노인,병약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빈혈과 간장병 후의 체력 회복에 좋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나 신경쇠약 또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한테도 좋은 영양 식품이다.
이번 주말,싱싱한 굴을 넉넉히 넣고 끓여 국물 맛이 개운한 굴 전골이나 치즈를 듬뿍 올려 오븐에 구워내는 굴 그라탱,또는 돌솥에 굴을 넣고 밥을 하는 굴 솥밥,바삭한 튀김옷 속에 바닷 내음이 온전히 들어 있는 굴 튀김 등으로 영양가 있고 풍성한 주말을 즐겨 보자.
글 신혜연 (월간 데코 휘가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