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인 게놈(genome)은 흔히 지도에 비유된다.

경부고속도로 주변에 있는 집들의 위치를 모두 표시한 지도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한 사람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가면서 지도를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이 서울 수원 안성 대전 등에서 출발해 세부적인 지역지도들을 만들어 연결한다면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미국정부 주도 아래 15개국이 참여한 휴먼게놈프로젝트(HGP)는 게놈지도를 만들 때 서울~안성,수원~논산 등과 같이 지역을 정한 다음 겹치는 부분의 지도를 먼저 만들고 각 지역들의 세부지도를 만들어 연결했다.

이에 반해 셀레라는 중간지도 없이 각 마을 단위로 주변지도를 만들어 슈퍼컴퓨터에 넣고 겹치는 부분을 이용해 연결했다.

양측이 게놈지도를 만드는 데 사용한 화학반응방법과 기계들은 비슷했다.

컴퓨터의 발전으로 모든 과정이 5년 전보다 빠르고 정확해졌다.

5년 전이 ''아이 걸음마''였다면 지금은 ''어른 걸음''정도다.

비용도 크게 절감됐다.

지난 96년에는 돈이 많이 드는 PCR 없이 염기를 결정하는 기술인 ''파이로시퀀싱''이 개발됐다.

최근에는 화학반응 분량을 10분의 1 정도로 줄이는 방식이 개발,대량으로 염기를 결정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미래에는 사람이 직접 돌아다니지 않고 항공사진을 찍는 것처럼 게놈지도를 쉽고 빠르게 완성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올 것이다.

10여년간에 걸쳐 완성한 인간게놈지도를 1주일 만에 값싸고 빠르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스탠퍼드大 게놈연구센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