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 (주)환경비전21 사장 kedvw21@netsgo.com >

우리나라의 가을 하늘은 유난히 높고 파랗고 아름답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하늘을 보기 힘들다.

비가 온 후나 바람이 강하게 분 후에 잠시 볼 수 있을 뿐이다.

대기의 질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증거다.

얼마전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 잔류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반월공단의 경우 대기중 다이옥신이 일본 평균에 비해 무려 2.5배 가량 많이 검출됐다.

쓰레기소각로와 화학공장 비료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다이옥신은 암을 유발하며 정자 수 감소에 의한 생식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한다.

또 태반이나 모유를 통해 태아 및 신생아에게도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을 훼손한 인간에 대한 환경의 보복은 두렵기 짝이 없다.

''70년대 경제성장 중심의 정책을 대변하듯 울산 시내엔 아직도 하늘이 공장의 검은 연기로 뒤덮일 때까지 건설에 박차를 가하자는 내용의 기념비가 있다''면서 ''못살던 그 시절에 비해 현재의 환경의식이 별로 나아진 것 같지 않다''는 어떤 분의 탄식을 들은 적이 있다.

검은 하늘이 상징하는 ''파괴적 개발이 주도하던 20세기''를 마감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새로운 명제하에 맑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도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우선 대기오염이 발생되는 오염원에서부터 배출을 억제해야 한다.

전체 대기 오염물질 중 약 50%가 자동차에서,약 25%가 산업체로부터 배출되고 있다고 한다.

2010년에는 자동차가 1천5백만대 이상 될 것으로 예상돼 대기오염은 가속화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동차 배출가스 검사의 강화 및 결함에 대한 시정,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절반 수준인 소형차의 이용,천연가스 버스 등 청정연료 사용의 노력이 계속적이고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와 산업체의 노력도 절실히 필요하다.

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과 관련,올해부터 2005년까지 ''굴뚝배출가스 자동측정망''의 구축을 시행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 등의 발달은 오염물질 배출을 사전에 감시하는 시스템과 연계돼 새로운 환경보전의 장을 열고 있다.

이러한 제도와 규제는 과거 수 차례 그 시행이 번복되거나 보류된 아픈 경험이 있어 향후에는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파란 하늘은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자라고 있는 어린이들과 그 후세들도 파란 하늘 아래에서 즐기고 뛰어 놀 권리가 있다.

그들을 위해서 파란 하늘을 남겨두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