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대형 태풍 ''사오마이''가 북상,농작물 수확을 앞두고 전국에 또다시 태풍 비상이 걸렸다.

이미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곳곳의 농경지가 침수되고 도로가 무너져 교통이 두절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가 태풍의 오른편에 위치해 있어 사오마이가 서해상을 거치며 지나갈 경우 상당한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특히 초속 15m 이상인 강풍의 영향력이 반경 5백㎞까지 미쳐 수확을 앞둔 과일들이 낙과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되며 서남해안 저지대는 침수와 해일로 인한 피해도 예상된다.

◆예상 진로=14일 오후 9시현재 서귀포 남남서쪽 약5백80㎞ 부근해상에서 느리게 북상중인 태풍은 15일 오후 9시께는 제주 서귀포 남서쪽 약 2백㎞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인 태풍과는 달리 이번 태풍은 곧바로 북진하지 않고 서진과 북진을 반복하며 느리게 올라오고 있다.

중국 만주와 일본 홋카이도에 자리잡은 고기압 세력 사이에 끼여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고기압의 세력 확장 여부에 따라 진로는 유동적이지만 서해를 거쳐 만주 쪽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서해상으로 진입하면서 서풍을 탈 경우엔 중국으로 가지 않고 한반도로 상륙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 발생=이미 곳곳에서 적지 않은 피해를 냈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평균 1백50㎜ 이상의 비가 내린 경북지역에는 의성 성주 포항 청도 고령 등에서 3백24㏊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전남지역에서도 3백18㏊,경남에서는 1백여㏊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또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갈전리 국도에서는 10t 가량의 돌멩이와 흙이 무너져 내려 태백∼정선간 교통이 두절됐다.

경북 울진군 울진읍 대흥리앞 국도에서도 낙석이 발생,통행이 제한됐다.

서·남해안과 섬지역을 연결하는 선박은 이미 끊긴 상태다.

항공기도 제한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인한 비와 바람이 16일까지 지속되지만 피해는 15일 오후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16일까지 밀물과 썰물에 의한 해수면 격차가 커질 것으로 예상돼 서해안과 남해안의 저지대는 침수 우려가 높다.

특히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이 미치는 반경이 약 5백㎞에 달해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

농림부는 무엇보다 이미 한차례 낙과 피해를 본 과수원들이 또다시 강풍으로 피해를 입을 우려가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은 14일 오후 11시를 기해 충청과 강원영동 강원 남부내륙에는 호우경보를,영호남과 경기남부에는 호우주의보를 각각 발령하는 등 태풍특보지역을 확대했다.

또 남해먼바다에는 태풍경보를,제주도와 제주앞바다 서해남부먼바다에는 태풍주의보를 각각 발령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