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져 왔던 경제학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려는 논의가 경제학계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흔히 겪을 수 있는 경험과 속담 등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경제학의 기본 원리를 학생들에게 쉽게 전달하려는 시도다.

한국경제학회(회장 김세원 서울대 교수)는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1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학,이렇게 가르치자''라는 제목의 학술회의를 열고 새로운 경제학 교육방법론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주제발표 내용을 소개한다.

◆재미있고 현실감있는 경제원론 강의시간(손정식 한양대 교수)= 경제원론도 기본 원리를 현실경제와 연결시키면 흥미롭게 강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술집의 시간대별 수요를 바탕으로 수요곡선의 원리와 가격결정 과정을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다.

지난 학기에는 경제학의 중요한 개념중 하나인 희소성의 원리를 경매게임을 통해 전달하는 시도를 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수업시간 좌석배치를 학생들이 경매방식으로 스스로 결정하면서 희소성이란 단순한 수량개념이 아니라 품질도 함께 감안해야 한다는 것을 쉽게 이해시켰다.

◆속담 활용의 효과적인 경제학 개념 교육(대구교대 김상규 교수)=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 ''아홉 가진 놈,하나 가진 놈 부러워한다''와 같은 속담은 인간의 욕망은 무한한 반면 이를 충족시킬 자원은 유한하다는 희소성의 원리를 잘 설명해준다.

''멧돼지 잡으려다 집돼지 놓친다''와 ''토끼 두 마리 잡으려다 한 마리도 못 잡는다''는 속담은 기회비용을 적절히 표현한 것들이다.

이밖에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외부경제),''말 많으면 쓸 말이 적다''(한계효용체감의 법칙),''염불에는 마음이 없고 잿밥에만 마음이 있다''(도덕적 해이)등 친근한 속담으로 경제학의 핵심개념을 쉽게 전달할 수 있다.

◆''한국경제의 이해''교육방법 개선 사례(전남대 홍덕기 교수)= 교재를 하나로 지정하지 않고 관련 서적들과 신문 및 잡지기사,인터넷 자료 등을 모아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강의 보조자료는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강의 시스템을 통해 전달했다.

강의시간 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학생들의 질문과 토론을 유도했다.

경제이론과 현실경제를 효과적으로 접목하기 위해 시사성 있는 TV프로그램 등 각종 영상매체를 적극 활용했다.

효과적인 경제학 교육을 위해서는 질문과 토론의 활성화,창의성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 리포트와 시험문제 출제 등이 병행돼야 한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