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바람과 비를 동반한 태풍 ''사오마이''의 영향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서해상으로 북진하던 태풍이 진로를 바꿔 16일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낙동강 일부가 붕괴되고 금강 유역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피해가 잇따랐다.

전국에서 농경지 1천여㏊가 침수되고 낙석과 붕괴로 곳곳의 도로가 끊겼다.

수확을 앞둔 과일들도 강풍을 맞아 낙과 피해를 입었으며 해안지역의 선박운항이 완전히 두절됐다.

경남 합천댐은 12년만에 처음으로 이날 오후 7시부터 5개 수문을 열고 초당 5백t의 물을 낙동강으로 흘려보냈다.

◆예상진로=16일 새벽 1시 제주 서귀포 동남동쪽 1백40㎞ 부근 해상까지 올라온 태풍은 북동진을 계속,16일 오전께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초당 15m 이상의 강풍이 미치는 반경이 7백㎞를 넘었던 이 태풍은 정체와 느린 북상을 거듭하면서 반경이 4백50㎞로 줄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전역을 영향권으로 두고 있다.

중심기압 9백70헥토파스칼(hPa),중심부근 최대풍속 초당 36m의 강력한 위력도 유지하고 있다.

태풍의 중심 부근에서는 7∼11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국 대륙에 자리잡고 있는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이 태풍의 진로를 가로막고 서해상의 기압골이 약간 동쪽으로 움직이면서 태풍의 진로가 우리나라쪽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태풍은 16일 새벽에서 오전사이에 남부지방을 통과한 뒤 경북 북부 내륙지방을 거쳐 16일 밤에는 함경남도 쪽으로 빠져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태풍으로 인한 비·바람은 17일까지 간헐적으로 이어지다가 점차 그칠 전망이다.

최대 고비가 될 16일 오전까지 전국에 최고 2백㎜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피해 속출=지난 12일부터 경북지방에 최고 3백㎜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낙동강 수위가 올라가 15일 오전 경북 고령군 우곡면 봉산리 낙동강 둑 60여m가 붕괴됐다.

이로인해 농작물 4백여㏊가 침수되고 인근 저지대 주민 1백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 낙동강물이 역류하면서 경남 합천의 황강물이 불어나 합천군 청덕면 10개 마을로 통하는 청덕교(길이 2백17m,폭 4.5m)가 물에 잠겨 주민들이 고립됐다.

경북 5백74㏊,경남 4백78㏊ 등 전국적으로 1천2백여㏊ 의 논이 침수피해를 입었으며 전남 3백18㏊,강원 56㏊,경북 35㏊ 등 4백여㏊의 벼가 강풍에 쓰러졌다.

또 제주와 울릉도 등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중단돼 섬지역 주민들이 나흘째 발이 묶이고 제주도내 일부 초중학교는 이날 임시휴교에 들어갔다.

군산 포항 여수 목포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운항도 중단됐다.

금강 홍수통제소는 강경에 이어 규암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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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잠수교 차량통제 ]

서울시는 태풍 사오마이의 영향으로 한강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이날 오후 9시45분부터 잠수교의 차량 통행을 제한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잠수교 수위가 바람이 안불때 차량 통제기준인 6.4m를 넘어서면서 보행자 통제에 이어 차량 통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