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용평가정보는 다소 이색적인 사업을 벌이고 있다.

남의 돈을 대신 받아주는 채권추심과 기업체 등에 대한 신용조사가 주요 사업이다.

지난 92년 설립 이래 시장을 꾸준히 개척해 채권추심과 신용조사 부문에선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올 1월엔 무보증사채 신용평가 전문기관으로 지정돼 종합 신용평가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시장우위를 발판삼아 해외 신용회사들과 활발히 교류중이다.

제휴관계를 맺어 선진 노하우를 접목시키겠다는 취지다.

해외 신용DB 업체들과 신용조회시스템 "SIREN"을 공동 구축해 지난 7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의 SPS,싱가포르의 CBCL과 리커버리 매니지먼트사 등과 손잡고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달엔 일본의 유력 신용평가기관인 JCR과 함께 아시아지역 신용평가사업 및 데이터망 구축에 나섰다.

업종 수위업체라는 위상이나 활발한 사업 활동에 비춰 증시 반응은 영 냉담하기만 하다.

코스닥 시장 전반이 조정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현재 주가는 1천2백원.

지난 5월 2일 액면 분할(5천원->5백원)당시 2천3백80원의 절반 수준이다.

낙폭 과대가 증시에서 변치 않는 재료라고는 해도 주주 입장에선 실망감을 감추기 힘든 수준이다.

서울신용평가정보의 윤의권 회장을 만나 주가 회복방안은 있는지,향후 사업계획은 어떤지를 들어봤다.

-주가회복 차원에서 액면병합 계획은 없는가.

"액면분할후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코스닥 기업들의 최근 액면병합이나 자사주 매입은 주가방어책으로 이해하고 있다.

현재 액면병합이나 자사주매입 등의 방안을 검토중이다.

연말까지 대주주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작정이다.

국내외 투자자 대상의 IR도 준비중이다.

문제는 시장환경이다.

코스닥업체의 70%는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다.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서울신용평가정보 같은 저PER주는 순식간에 주가를 회복할 것이다"

-상반기 적자를 냈는데.

"신용평가와 조회부문에 많은 자금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신용정보 조회시스템인 "SIREN 24"를 구축하는데만 40억원 가량이 들었다.

투자비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상반기 성적표는 흑자로 볼 수 있다.

하반기엔 매출이나 순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확신한다.

대기업이나 금융권의 채권추심이나 신용정보 아웃소싱이 대부분 3.4분기 이후에 몰리기 때문이다.

상반기 매출은 1백26억에 그쳤지만 연간 목표인 3백50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

-신용정보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대응전략은.

"신용정보회사는 26개나 된다.

서울보증보험 골드만삭스 등 3~4개 업체도 진출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

적어도 7~8개는 영세한 업체로 상당수는 자본잠식 상태다.

서울신용평가정보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공모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동종업계 최대 직원을 기반삼아 채권추심이나 신용조사에서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최근엔 제휴를 통해 해외시장 개척과 노하우 이전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강점은 타업체와의 차별화를 자연스럽게 진행시켜 줄 것이다"

-신용정보회사들의 탈법행위가 빈번한데.

"심부름센터나 흥신소,영세한 신용정보회사들이 개인들의 빚을 대신 받아주는 과정에서 생겨나고 있다.

이 문제는 개인들이 합법적으로 빚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없다는 데서 출발한다.

개인간 상거래 채권중 법원이 확정판결을 내린 금액만이라도 추심이 가능토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개인채권도 추심이 가능하.개인채권 추심이 이뤄지면 신용정보회사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다"

-일본 JCR 등 해외 업체와의 제휴가 활발한데.

"지난달말 JCR과의 업무제휴는 신용평가의 질을 높이고 해외 DB를 축적한다는 효과외에 시장을 아시아 전역으로 넓혔다는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 세계 유수의 신용평가 전문기관과 제휴를 맺어 선진 기법을 계속 도입할 계획이다.

채권추심 업무로 출발해 세계적인 신용평가 기관으로 자리잡은 무디스나 S&P가 벤치마킹 대상이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