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는 국가는 어디일까.

영국의 경제전문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부유국들이 덜 다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잡지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고유가 시위가 벌어지는 광경 등을 보노라면 미국 일본 등 잘사는 나라들이 고유가의 타격을 더 많이 받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한국 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들의 피해가 가장 심할 것"이라고 최신호(9월15일자)에서 전망했다.

이 잡지는 지난 2년동안 유가가 배럴당 15달러 올랐을때 각국의 무역수지 흑자 또는 적자가 얼마나 증가했는가를 조사,이것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토대로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 통계를 기준으로 하면 유가상승의 최대 수혜국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나 나이지리아 같은 OPEC회원국들이다.

또 멕시코와 러시아 등 OPEC회원국은 아니지만 석유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도 이득을 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처럼 원유를 대량 수입하는 국가도 나름대로 곤경에 처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 부유국들은 유가상승으로 인한 피해를 상대적으로 덜 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들 국가는 지난 30년간 유가폭등세를 여러 번 경험하면서 뼈아픈 교훈을 터득,석유 의존적인 산업구조에서 탈피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다.

30년이란 세월을 거치는 동안 대체에너지가 개발되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이들 국가가 생산단위당 필요한 원유량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또 최근들어 정보기술(IT)와 서비스산업 등 석유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부문들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도 이들의 부담을 더는 데 한 몫을 했다.

반면 신흥국가들은 철강이나 조선 등 에너지집약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바람에 20년전에 비해 오히려 오일쇼크에 더 취약한 상태가 됐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