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복고풍을 주도하며 약세장 속에서도 비교적 꼿꼿한 흐름을 보였던 금융주들이 무더기로 폭락했다.

대우자동차 문제가 그동안 잠복해 있던 금융주의 취약점을 한꺼번에 표출시켰다.

은행주들은 대우자동차로 인한 대손충당금과 운전자금에 대한 부담이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증권주도 이같은 시장의 분위기에 편승,동반 하락했다.

향후 금융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대체로 비관적이다.

일시적으로 기술적인 반등을 기대할 순 있으나 연말까지 전반적인 약세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무더기 하한가=장초반부터 무더기 급락세를 보였다.

오후 들어서는 하한가까지 가라앉은 종목들이 속출했다.

18일 거래소 시장에서 금융업종지수는 전날보다 12.73%나 떨어진 184.82를 기록했다.

하한가를 기록한 은행주는 주택 국민 한빛 신한 한미 광주 제주은행 등 모두 7개.우선주를 제외한 16개 종목중 절반 가량에 파란 화살표가 새겨졌다.

이밖에 외환 조흥은행 등도 모두 전날보다 14% 이상 주가가 하락했다.

상승한 종목은 하나도 없었다.

증권주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증권을 제외한 전 종목이 하락했으며 신한증권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현대 LG 대신증권 등 대형사들도 10% 이상 폭락하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폭락을 이끈 요인은=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로 인한 은행들의 추가적인 자금부담이 가장 큰 배경으로 지적됐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차에 대한 금융권의 총여신은 12조6천억원 가량으로 은행권이 적립해야 할 추가적인 대손충당금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매각대금이 3조∼4조원대로 낮아질 경우 금융권의 손실률이 70%대로 치솟기 때문이다.

그동안 반도체 관련주 등 몇개 종목에 제한됐던 외국인의 매도세가 금융주로 확대됐다는 점도 폭락세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 외국인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을 2백만주 이상 시장에 내던지며 하락을 부채질했다.

◆전망=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단기적인 반등,그러나 연말까진 약세''로 요약된다.

이런 예상의 근저엔 은행권과 기업 전반의 조속한 구조조정에 대한 의구심이 자리잡고 있다.

대우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대우차 문제가 기업 전반의 기력 회복에 타격을 줄 경우 은행들의 실적개선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백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차 관련 손실만 따지면 지금의 주가는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는 셈이지만 워크아웃 기업 전반으로 대상을 확대할 경우엔 오히려 더 빠질 여지가 있다"며 "은행들의 실적에도 치명상을 입혀 올해말에 흑자를 기록하는 은행은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