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용(44) 창민테크 사장의 첫 인상은 부잣집 맏아들 같다.

하지만 그는 "마약장사 빼고는 다 해봤다"고 말할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5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나 고교생 때 아버지를 여읜 남 사장은 대학(서울대 경제학과) 입학후 화장품 외판원을 하는 어머니와 함께 동생들을 뒷바라지 했다.

대학 졸업후 외환은행 삼환기업(사우디 근무) 등 여러 직장을 오가며 온갖 고생을 하다 지난 88년 창업을 결심했다.

당시 그의 손에 있던 돈은 단돈 2백만원.

친구 직장동료 등 아는 사람 1백34명이 그의 ''인품'' 하나만 믿고 빌려준 1억원으로 창민무역(現 창민테크)을 세웠다.

창민테크는 유량계 수위계 등 최첨단 정밀 계측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다.

그는 "사업 초기 4∼5년간은 단순 오퍼상 일을 했다"며 "독자적인 기술개발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 후 기술개발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때마침 재(在)러시아 한인 과학자 장학수 박사를 알게 돼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작은 무역회사가 미국 일본 등 세계 29개의 특허를 획득한 첨단 벤처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

창민테크는 지난 98년 초음파 다회선 유량계로 중기청으로부터 NT(신기술)마크를 획득했고 국산개발 우수자본재 ''대통령상''을 받는 등 현재 전형적인 ''기술 벤처''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약 1백억원 매출액에 12억원가량의 순익을 올렸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약 60억원.

하반기에 수주물량이 몰려있어 연말까지 1백7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남 사장은 "앞으로 2∼3년 안에 유량계·유속계 분야 세계 1등 업체가 될 것"이라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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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