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격 폭락이 경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경기에 대한 희망적인 분석이 국내외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는 반도체 경기를 낙관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이에 힘입어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올랐다.

국내 반도체 메이커들도 반도체 가격 회복을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국내 반도체 메이커들은 D램 반도체 가격이 바닥세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연말 PC 특수를 앞두고 10월 중반이후 강한 반등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북미 현물시장에서 64메가(8×8 PC100) 싱크로너스 D램가격은 19일에도 6.41∼6.79달러로 전날보다 4% 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1백28메가(16×8 PC133) 싱크로너스 D램가격은 16.32∼17.3달러로 보합세를 보였다.

지난주말까지만 해도 전 D램 제품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던 반도체값 하락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김일웅 이사는 "최근 현물가격 하락에 따라 장기공급계약 거래가격이 약간 떨어졌지만 메이저 PC메이커들의 주문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현재 전체 주문량의 70% 가량만 공급하고 있다.

대우증권 전병서 부장도 "9월말까지 일부 메이저 반도체 메이커들의 결산이 끝나고 대만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가 끝나면 1백28메가 제품을 중심으로 D램 반도체 가격이 회복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퀘스트 IDC 등 세계 반도체 시장전망 기관들도 2001년까지는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D램 반도체가격(64메가 기준) 6달러 아래로 떨어질 경우 메이저 메이커를 제외하고는 수지를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추가로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 주대영 연구위원은 "최근 일본 유럽 등지에서 고기종 PC 수요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반도체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업계 일각에서는 메이저 반도체 메이커들이 수율향상 및 미세회로 적용을 통해 경쟁적으로 생산을 늘리는 상황에서 반도체값이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PC 수요가 당초 기대만큼 뒤따르지 않고 디지털 제품의 수요도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2월께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국내 반도체 메이커들은 D램 반도체 가격에 관계없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전략을 마련중이다.

삼성은 최근 3개 반도체 라인을 증설하는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현대는 S램 플래스 메모리 사업을 강화, 사업 리스크를 줄여 나가기로 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