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6번에서 왜 LG홈쇼핑이 나오지"

이달 초 강북구의 케이블TV 시청자들은 잠시 혼란을 겪어야 했다.

6번을 틀면 나오던 SBS 대신 그 자리를 LG홈쇼핑이 차지한 것이다.

SBS는 2번으로 옮겨갔고 24번이던 YTN도 3번으로 이사를 했다.

최근 케이블 채널번호가 바뀌는 채널파괴 현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6,7,9,11번에서 방송되던 방송3사의 채널은 물론 기존 케이블 채널번호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홈쇼핑업체들과 MPP(복수채널사용사업자)가 인지도 높은 채널확보를 위한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더욱 가속화되는 경향이다.

채널재배치를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쪽은 홈쇼핑업체들.

미래케이블(강북·도봉구)의 경우 기존 3개 채널에서 방송하던 SBS를 한개 채널로 축소하고 6번을 LG홈쇼핑채널에 넘겼다.

이 지역에서 LG홈쇼핑은 6번과 45번 두 채널에서 방송되는 셈이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노출빈도가 높은 채널을 선호하는 홈쇼핑업체와 홈쇼핑채널의 이익을 나눠갖는 SO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CJ39도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39번보다 지상파 방송들이 사용하던 하위채널대로의 재배치를 SO들에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MPP도 SO와의 협약때 지상파방송의 인접채널이나 재전송번호를 확보하기 위한 채널마케팅을 본격화할 움직임이다.

케이블TV 채널편성권을 갖고 있는 SO측은 15개에 달하는 신규PP가 케이블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채널재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피해를 보게되는 기존 PP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PP관계자는 "채널등록시 부여받은 채널번호는 고유의 재산권인만큼 SO임의대로 번호를 변경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부터 케이블 SO들이 개별PP를 상대로 협약에 나서고 케이블방송이 등록제로 전환되면 이같은 채널파괴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하지만 갑작스런 채널변경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발도 적지 않아 당분간 채널 재배치문제는 SO,PP,시청자 사이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