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위원회와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과의 간담회가 열린 국회의원회관 5층 소회의실은 의원및 금감위 직원,기자 등 60여명이 몰려 발디딜 틈이 없었다.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등 잇단 금융사고와 대우자동차 매각 실패,증시및 금융시장혼란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열리는 만큼 관심이 집중됐다.

간담회는 한 참석자의 표현대로 ''유례없는'' 열기 속에 두시간 넘게 진행됐다.

이근영 금감위원장의 현안보고가 끝나자 김경재 의원(민주당)이 질문을 시작했다.

"한빛은행 대출사고에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행장등 경영진이 책임지고 즉각 사퇴해야되지 않느냐" 김 의원은 공적자금 투입은행에서 그같은 사고가 났는데도 정부와 경영진들이 책임회피로 일관하는데 대해 일침을 놨다.

한 의원은 대우자동차 처리문제도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배석한 금감위 직원들과 다른 의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올 만한 얘기였고 일리도 있다는 표정들이었다.

금감위원장도"검찰수사가 끝나면 특별검사를 해서 문책사유가 나오면 적절한 제재를 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그럴듯하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의원들은 간담회 시간 대부분을 한빛은행 사건에 관한 금감위와 은행 간부들의 책임문제를 성토하는데 할애했다.

기대했던 금융시장 활성화방안이나 주식시장 치유책 등에 대해서는 질문도 걱정도 없었다.

경제위기와 관련해 국회의 직무유기를 비난하는 여론은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

그럼에도 상대당을 비난하는 정쟁(政爭)은 이어졌다.

임진출 의원(한나라당)은 "한빛은행 대출사건은 고위층 개입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여당을 겨냥했다.

박병석 의원(민주당)이 되받아 "경제팀은 금융개혁에 필요한 법안들을 통과시켜줄 것을 정치권에 떳떳하게 요구하라"며 장외로 나간 한나라당에 화살을 돌렸다.

한 참석자가 말했다.

"시장이 어려운데 국회까지 파행이니 세비받는 의원들이 얼굴 내밀 명목이 있겠어요.

그래도 뭔가 하고 있다는걸 보이려고 만든 자리겠죠"

박수진 경제부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