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잘 놀게 보이나보죠.

나이트클럽 신이 있는 첫회를 본 후 사람들이 나이트에 얼마나 자주 놀러가느냐고 자꾸물어요.

전 아직 미성년자라 가고 싶어도 못가는데…"

김민희(18)는 CF로 주목받은 대표적인 신세대 스타다.

모 휴대폰 광고의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유행어를 비롯 그가 출연한 CF는 늘 화제를 몰고 다닌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를 톡톡 튀는 신세대의 전형으로 여긴다.

요즘 출연중인 SBS 수목드라마 ''줄리엣의 남자''(연출 오종록)에서도 특유의 발랄하고 거칠 것 없는 신세대의 모습 그대로다.

남자를 ''장난감''쯤으로 여기고 나이트클럽에서는 스스럼없이 웨이터의 손에 이끌려 낯선 사내들과 합석도 마다하지 않는다.

"역할자체가 제게 맞는 색깔이라 딱히 연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예요.

머리도 똑똑한 대학생이잖아요"

고3(신광여고3)인 김민희는 극중 배역이 주식투자와 컴퓨터의 귀재인 명석한 두뇌의 일류대 대학생 역이라는 게 흐뭇하다는 표정이다.

상대역은 CF에서 네번씩이나 호흡을 맞춘 차태현.

그런데 얘기를 할수록 요즘 신세대와 다른 구석이 한둘이 아니다.

자신을 n세대라고 부르는데도 거부감을 보이며 "전 옛날 게 더 좋아요"라고 말한다.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서 즐겨부르는 노래도 최신 유행가가 아니라 ''밤의 길목에서'' ''소유할 수 없는 사랑''처럼 한참 전에 것들이다.

인터넷과도 별로 친한 사이가 아니란다.

다만 휴대폰의 문자메시지는 누구보다 빨리 보낼 수 있는 게 유일하게 닮은 꼴이다.

게다가 가장 아끼는 재산목록 1호는 중학생 때부터 써 온 일기장.

당시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다이어리 정리하기가 계기가 돼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게 취미가 됐다.

"중학교 때는 애들처럼 그날 있었던 일을 썼지만 요즘은 책을 읽고나서의 느낌이나 촬영할때의 감정을 정리해서 쓰고 있어요.

모아놨다 책으로 내볼 생각이에요"

연극영화과에 진학할 예정이라며 대뜸 자신이 구상한 영화얘기를 들려준다.

"평범한 소녀가 사람이 아닌 인형이나 물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가 돼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상상력이 풍부한 소녀취향이 물씬 풍긴다.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의 캐릭터보다 CF의 이미지가 더 강렬하지 않으냐고 물었다.

"영화보면서 따라하기도 하고 저도 나름대로 연기공부 많이해요.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새 작품을 할 때마다 조금씩 나아지지 않나요"

수다스럽지만 조리있게 자신의 얘기를 늘어놓는 모습이 ''튄다''는 단어로 대변되는 보통의 신세대와 다른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어린나이에 데뷔해 어른들 중심의 사회에 적응하는 게 가장 힘들어요"라는 말속에 뼈가 들어있는 것 같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