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그동안 거의 불황을 타지 않아온 대형 백화점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고성장세를 누려온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유명 백화점들은 추석이후 급속한 매출둔화 조짐이 나타나자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가을 정기세일의 매출신장률을 15%선으로 대폭 낮추고 내년도 투자사업을 재조정하고 있다.

이들 대형 백화점은 소비위축으로 심한 매출부진을 겪어온 중소형 백화점이나 재래시장과 달리 고소득계층의 소비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이후 세일 때마다 25∼30% 선의 높은 매출증가세를 보여왔다.

롯데백화점은 가을 정기세일의 매출 신장률을 10%대로 낮췄고 소비위축에 대비,소모적인 사은품 및 경품 행사를 자제하는 대신 이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영업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특히 할인점 점포망 확대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롯데는 경기부진과 소비위축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마그넷에 대한 투자를 조정하는 방안을 포함해 내년도 사업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5개점 기준)은 가을세일에서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천50억원을 매출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 추석명절때 1백% 이상 판매가 늘어났던 상품권을 이용한 매출에 힘입어 외형적으로는 20%선의 신장세를 유지하겠지만 이를 제외한 판매증가율은 10%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까지 25%의 높은 매출증가율을 기록한 현대백화점은 가을세일에서 무역점 6.6%를 포함,서울 4개점의 매출 목표를 전년 동기 보다 겨우 10.2% 늘어난 1천6백16억원으로 잡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10월부터 소비둔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내년 하반기 개점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중인 서울의 목동점과 미아점에 대한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명품 백화점으로 이미지를 굳힌 갤러리아는 이번 세일에서 15%선,삼성플라자 분당점도 세일 매출증가율을 10%로 하향 조정했다.

이밖에 추석 이후부터 매출 신장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미도파 뉴코아백화점 등은 매출 둔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추석이후 경기지표로 꼽히는 남성 정장등의 매출이 부진해지는 등 벌써부터 소비위축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