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다시 대폭락세를 나타냈다.

22일 종합주가지수는 공적자금 추가투입이란 호재성 재료에도 불구하고 40포인트 이상 추락했다.

이틀 연속 ''사자''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2천억원 가까운 무더기 ''팔자'' 물량을 내놓자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증시전문가들은 아직도 바닥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분석하면서 ''급등시 추격매수''와 ''급락시 투매''라는 악수를 피해가는 보수적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악재 투성이=주환 노무라증권 이사는 "선물시장의 투기적 성향과 시장체력 약화,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 등이 복합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현물과 선물시장을 오가면서 투기적 매매를 하고 있는 게 시장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안전판 역할을 해야할 기관들이 조막손으로 전락한 점도 큰 요인의 하나다.

여기에 유가급등과 반도체 가격하락 등 외부변수도 최악의 상태에 있다.

이에 따라 조그만 악재에도 시장 참가자들이 ''히스테리''증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증시에서도 전날 미국시장에서 인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반도체관련주가 폭락했다는 소식을 계기로 외국인들은 투매에 가까울 정도로 물량을 내던졌다.

김경신 리젠트증권 이사는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의 수급보다는 지지부진한 구조조정에 대해 불안해 하는 것 같다"며 "신속한 구조조정만이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되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선은 어디=전문가들은 지지선을 말할 단계가 아니라고 말한다.

구재상 미래에셋투신운용 대표는 "기술적으로 추세가 무너졌다"며 "그렇지만 미국의 반도체관련주가 추가 폭락하지 않는다면 500∼530선 밑으론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이번 주말 미국증시의 향방이 관건"이라며 "미국증시가 안정을 찾아야 폭락세가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신 이사는 "외국인들의 순매수행진이 시작된 지난 해 2월 지수가 500대였다"며 "이 선을 중심으로 바닥찾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세 대응요령=단기낙폭이 과대하다는 가격메리트 때문에 단기매매의 욕구가 강해질 수 있다.

그러나 급등락의 파도를 타면서 수익을 내려고 하다보면 리스크가 더 커진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사안이다.

그래도 주식매매에 나서고 싶은 투자자들은 대형 우량주는 기술적 매매,특히 외국인 매수강도를 염두에 둔 매매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소형주는 빠른 순환매가 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거래량 등을 분석하면서 접근하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주환 이사는 "지금은 손절매하기도 쉽지 않은 타이밍"이라며 "리스크를 줄이는 게 가장 유력한 대처 방안"이라고 말했다.

[ 구재상 대표, 김경신 이사, 주환 이사, 황창중 팀장 ]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