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고 2년만에 졸업,KAIST 전기.전자과 3년6개월만에 수석 졸업,MIT미디어랩에서 3년6개월만에 공학 석.박사 학위 취득.

보통 사람들에 비해 몇 년은 빠른 길을 걷고 있는 윤송이(24) 박사는 지난 3월부터 미국계 경영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학교에 남아 강의와 연구를 해주기 바라던 MIT대학을 뒤로 한 채 윤 박사는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컨설턴트의 일은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으니깐요"

윤 박사는 인터넷이 사람들의 생활을 변화시키며 우리 사회의 한 문화가 되었듯이 기술과 사람이 만날 때 비로소 새로운 문화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멀티미디어 과학 연구소인 MIT미디어랩의 연구과정 자체도 기술과 사람의 만남에 대한 공부였다고 덧붙였다.

뉴로사이언스 컴퓨터공학 로보틱스 등의 관련 기술을 응용해 지능을 가진 가상 생명체(affective synthetic characters)와 인간과의 의사소통에 대해 연구했다는 것.

"미디어랩은 인간을 위한 기술을 연구하고 사회의 변화에 따른 필요한 기술과 시스템을 개발하는 곳입니다. 즉 과학으로 사회를 컨설팅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연구실입니다"

그는 자신이 남다르게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집안 분위기 덕분이었다고 회상한다.

금융회사에 다니는 아버지와 서예가인 어머니는 조금만 여유가 있으면 책을 읽거나 글씨를 썼다.

특히 학교에 돌아와 보면 어머니는 항상 조용히 서예를 하고 있어 자신도 그 옆에서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후 책 읽는 일이 너무 좋아 쉬는 날이면 도서관이나 시내 대형서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TV드라마 "카이스트"에 등장했던 인물의 모델이기도 했다.

실제로 대학시절 그녀와 관련된 일화들을 제작진이 KAIST 학생들로부터 듣고 극중인물을 만들었다.

윤 박사는 그런 일화들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드라마라는 특징 때문에 사실보다 과장된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뿐만 아니라 다재다능한 재능을 갖고 있다.

대학시절 체임버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했고,그림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 94년에는 KAIST 대표로 대전지역 대학 테니스 대회에도 출전하기도 했다.

미국에 있는 동안에도 짬만 나면 오케스트라 공연을 감상하거나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구경했다.

윤 박사의 주변 사람들은 한결같이 "윤 박사는 한국이 낳은 인재이니 만큼 앞으로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고 있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