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용지 시장은 말그대로 "다국적기업,그들만의 잔치"다.

북미와 유럽의 최강급들이 전부 들어와 국내에서 시장쟁탈전을 벌이고있다.

캐나다 아비티비콘솔리데이티드와 노르웨이 노르스케스코그,미국 보워터가 그들이다.

이들은 한국이 외환위기로 경쟁적으로 자산을 해외에 팔아넘기기 시작하던 지난 98년 일제히 진출했다.

아비티비와 노르스케스코그가 한솔제지와 3자합작으로 싱가포르에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를 만든 뒤 이를 통해 국내업체를 사들였다.

매입 대상은 국내 최대 신문용지 공장인 한솔제지 전주공장과 신호제지 청원공장 그리고 이들의 해외법인인 태국공장과 상하이공장이다.

이에 질세라 곧 보워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라펄프제지를 1백% 인수했다.

이로써 한국 신문용지 5대메이커 중 한솔제지(신문용지 부문)와 신호제지(신문용지),한라펄프제지가 모두 외국으로 넘어갔고 남은 기업은 세풍과 대한제지뿐이다.

외국기업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불과 2년 전만해도 전무했으나 올상반기 내수판매량을 기준으로 63%에 이른다.

상반기 국내시장은 64만t이었는데 이중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청원공장 포함)가 48%,보워터한라제지가 15%를 차지했다.

게다가 보워터가 세풍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이것이 성사될 경우 외국기업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약 80%에 이를 전망이다.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의 경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시장에서 이미 최대 업체로 떠올랐다.

글로벌 전략으로 급부상하는 중국과 동남아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에 골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스탠더드 도입을 통한 경쟁력강화에 나서고 있다.

회계를 국제기준에 맞춰 처리하고 있으며 임직원에 대한 평가나 실적산정도 선진기법으로 실시하고 있다.

모기업인 아비티비 및 노르스케스코그와 경영정보 기술 등을 공유,제품수준을 한단계 높이고 마케팅전략도 넓은 시야에서 짜고 있다.

보워터 역시 클린경영과 인센티브제를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부실기업에서 부채없는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했고 작년에는 1천7백억원 매출에 1백20억원의 세후 당기순이익을 올릴 정도로 경영도 탄탄해졌다.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한 뒤 1년동안 가치증가분의 일부를 임직원에게 현금으로 나눠주는 특별성과급제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토종기업인 세풍은 기업개선작업 중인 데다 피인수설이 끊이질 않고 있어 글로벌 전략 수립보다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가 급한 실정이다.

대한제지 역시 이들 외국기업과 글로벌시장에서 정면승부를 벌이기는 힘든 상황이다.

김낙훈 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