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국방장관회담이 급류를 타고 있다.

당초 북측이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큰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북측이 상당히 신축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제1차 본회담에서는 경의선철도 복원 및 문산~개성간 4차선 도로개설과 관련해 군사분야에서의 협력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됐다.

우리측이 제안한 공사 부대간의 핫라인 개설과 군사 직통전화 개설,대규모 부대 이동 및 군사 훈련 상호참가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특히 경의선 철도 복원 및 도로개설에 따른 기술적인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남북 군사실무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우리측의 제안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실무위를 통해 작전.공사부대간 핫라인 개설,비무장지대(DMZ) 군 및 공사 인력의 식별문제를 비롯해 지뢰제거 협력 방안 등을 토의해 나가자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이날 저녁 차석급을 대표로 하는 비공개 실무회의에서는 26일 오전으로 예정된 2차 회담에 대비한 진일보한 안을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오는 11월 평양 등 북측지역에서 2차 국방장관회담을 여는 등 남북국방장관회담을 정례화하는 방안이 이 자리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북이 26일 2차회담에서 최종 합의할 경우,조 장관과 김 부장의 명의로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보장을 위해 남.북군사당국이 적극 협력해 나간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담이 급류를 타고 있는 이같은 상황으로 미뤄 볼때 당초 예상과 달리 이번 회담에서는 더욱 진전된 합의사항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희망적인 경우 남북군사위원회의 구성이나 군사 직통전화 개성,대규모 부대 이동 및 군사훈련 통보,상호 훈련 참가 등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당초 보여준 자세와는 달리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남측 언론과의 접촉에서도 상당히 유연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제주에 도착한 24일 저녁에는 회담장인 제주롯데호텔~판문점~평양을 연결하는 4개 회선의 전화연락망을 가설하기도 했다.

이는 중앙과의 긴밀한 연락을 취하며 회담을 이끌어 가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