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 업체인 프리챌의 전제완 사장은 지난 7월초 새로운 고민을 안게 됐다.

프리챌을 국내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로 키웠지만 정작 수익이 문제였다.

전 사장은 대안으로 인수합병(M&A)을 생각했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업체를 M&A하면 수익성을 손쉽게 보강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문제는 돈이었다.

자금여력도 부족한 상태에서 인수에 들일만한 거액을 마련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컨설팅 업체등에 자문한 결과 돈들이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는 주식교환(스와핑)을 선택하기로 했다.

전 사장은 두달정도의 치밀한 준비끝에 지난 9월14일 팔일오닷컴과 게임맥스,웹쇼티비 등 3개 인터넷 업체를 인수했다.

전 사장은 "이번 3개 업체 인수로 다양한 수익기반을 갖추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필요하면 3-4개 업체를 더 인수할 생각"이라고 했다.

주식 교환을 통한 M&A가 어려움에 처한 닷컴기업들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수하는 쪽에서는 돈 들이지 않아서 좋고 인수당하는 쪽에는 생존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른바 부티크(Boutique)로 불리는 M&A 중개업체들엔 M&A를 의뢰하는 매물이 폭주하고 있다.

◆봇물처럼 터지는 닷컴기업간 M&A=국내에서 활동중인 M&A 중개업체들은 대략 40~50여개.

이들 중개업체가 평균 4~5건을 진행중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에도 많게는 수백 건의 M&A 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M&A의 권재준 사장은 "최근들어 팔겠다고 내놓은 쪽이나 인수할 업체를 물색하는 기업들 대부분이 인터넷 업체"라고 말했다.

조훈증 CMC 사장은 "특히 주식 교환을 통한 M&A는 자금난에 처한 닷컴기업들에는 최적의 대안"이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M&A 가운데 수천억원짜리 메가톤급 M&A가 여러 개 대기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와핑은 서로가 윈윈(Win-Win)하는 전략=한글과 컴퓨터는 지난 8월 채팅 사이트인 하늘사랑을 인수했다.

방식은 역시 스와핑.하늘사랑 1주(액면가 5백원)당 한컴 1.0966주(액면가 5백원)의 비율로 주식을 맞교환했다.

한컴이 하늘사랑을 인수한 배경은 수익모델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한컴과 폭넓은 사용자층을 갖고 있는 하늘사랑이 합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막대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늘사랑으로서도 6백만 회원을 거느린 거대 커뮤니티 사이트로 성장했지만 수익모델이 불투명했다.

추가 투자해야 할 자금 확보도 만만치 않았다.

안정적 수익 기반을 둔 한컴과의 합병을 통해 자금난 부담을 해소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최대한 양보하라=그러나 주식 교환을 통한 M&A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팔려는 쪽에서는 되도록 값을 비싸게 받으려 하고 사려는 쪽에서는 가능한 한 싼 값에 사려 한다.

이 때문에 스와핑을 통한 M&A가 중도에 물거품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올해 초 인터넷 기업간 최대 M&A로 주목받았던 새롬기술과 네이버간 합병 결렬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스와핑을 통한 M&A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사자들이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권재준 한국M&A 사장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득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로 윈윈하려는 전략으로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제완 프리챌 사장도 "팔일오닷컴 등과 M&A를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은 양측간 시너지 효과를 노리자는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