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계열사인 현대석유화학의 기업어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담보는 물론 각서까지 받아냄으로써 독립경영 의지를 재확인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석유화학 기업어음(CP) 3백50억원을 인수키로 결의했다.

현대중공업은 그러나 현대석유화학의 채무불이행에 대비,BR공장을 담보로 잡는 한편 ''서산 SM(스티렌모노머)공장 매각작업이 성사될 경우 다른 채무에 우선해 갚는다''는 대표이사 명의의 각서까지 받아냈다.

만기는 내년 1월까지 4개월이며 이자율은 비교적 높은 연 13%를 적용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7월말 현대전자 및 현대증권에 대한 대납금 소송 이후 계열사에 대한 빚보증을 하지 않기로 했으나 우리가 보유한 현대석유화학지분이 거의 50%에 달하는 점을 감안,자금을 지원해주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재벌그룹이 계열사 지원에 각서까지 받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로 이번에도 사외이사들의 의사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