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권호(28·주택공사)가 세계 레슬링 사상 유례가 없는 ''2체급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4일 만에 한국선수단에 금메달을 안겼다.

이 체급에서는 또 북한의 강용균이 동메달을 획득,''코리아''의 기쁨은 두배가 됐다.

심권호는 26일 시드니 달링하버의 전시홀에서 열린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54㎏급 결승에서 99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쿠바의 라자로 리바스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8대 0 승리를 거두었다.

96애틀랜타올림픽 48㎏급 금메달리스트인 심권호는 이로써 48㎏급과 54㎏급 두 체급에서 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을 모두 휩쓸었다.

이른바 2체급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이다.

앞서 벌어진 같은 체급 준결승에서는 북한의 강용균이 우크라이나선수를 7대 0 판정으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북한 선수가 한 체급에서 사이좋게 금·동메달을 따자 관중석은 온통 ''코리아'' 열풍으로 휩싸였다.

심권호와 리바스의 결승전이 백중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은 경기 초반 빗나갔다.

심은 경기 시작 1분께 쿠바선수에게 패시브가 선언되자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승으로 연결시켰다.

옆굴리기로 먼저 2점을 선취한 심은 공격을 늦추지 않고 주무기인 앞목잡아돌리기를 연거푸 세번 성공시키며 8대 0으로 앞서 나갔다.

순식간에 승부를 결정해버린 것이다.

심은 2라운드 들어 두번의 패시브를 받았으나 쿠바선수에게 빈틈을 허용하지 않고 위기를 잘 벗어났다.

한국은 4일 만에 금메달을 추가하며 금 5개,은 6개,동 8개로 일본을 제치고 메달순위 11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