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차한잔] 지식사회가 무너지고 있다..'지식사회는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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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사외는 가고 정각사회가 온다'' 저자 허신행씨 ]
[ 대담 = 고광직 논설위원 ]
농업문제 전문가인 허신행(58) 서울시 농수산물공사 사장이 미래예측서를 내놓았다.
그는 최근 출간한 저서 ''지식사회는 가고 정각(正覺)사회가 온다''를 통해 "남편과 아내가 한쌍의 짝을 이뤄 한 시대를 보내듯 상생의 파트너였던 산업사회와 지식사회가 지금 상멸하고 있다"면서 "다음 시대는 사이버사회와 정각사회가 열어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상생상멸(相生相滅) 원리를 바탕으로 한 그의 미래 예측은 난해한 측명이 없지 않지만 우리가 주목할만한 대목도 많다.
한국경제신문 고광직 논설위원이 그를 만나 지식사회가 소멸하고 있는 징후는 무엇이며 정각사회란 어떤 사회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
―사회 모든 분야에서는 지식사회 구현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식사회가 소멸하고 있다는 주장은 파격적이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그동안 인류사회는 수렵사회에서 농경사회로,다시 산업사회로 진화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각각의 단계를 떠받쳐온 것은 용맹 일손 지식이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지금 산업사회는 점점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산업사회가 쇠퇴해 간다면 그것을 지탱해온 지식사회는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상멸할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새삼 산업사회 이후를 지식사회라 부릅니다.
산업사회가 쇠퇴하는 것은 보고 있지만 지식이 무너지는 현상은 미처 알지 못하는 것이지요.
산업사회와 지식사회는 마치 한쌍의 부부처럼 상생하다가 남편격인 산업사회가 사양화되자 부인격인 지식사회가 일시적으로 돋보이는 현상을 보고 깊은 성찰없이 지식사회라 부르기 시작하면서 관념적으로 고착된 것 같습니다"
―수렵사회와 용맹사회,농경사회와 일손사회,산업사회와 지식사회가 상생상멸한다는 것을 전제로 논리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먼저 상생상멸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주역의 음양오행설을 보면 불(火) 물(水) 나무(木) 쇠(金) 흙(土)은 서로를 생기게 하는 동시에 극복하는 상생상극(相生相克)의 관계입니다.
또 1930년대초 물리학도 소립자의 세계에 쌍생성과 쌍소멸,즉 상생과 상멸의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상생상멸의 관계는 음양과 남녀·생사·선악·유무·흑백·물심(物心)·작용과 반작용·질량과 에너지 등에서 보편적으로 찾을 수 있어요.
이를 통해 사회변화를 통찰하면 각 단계의 사회가 상생상멸한다는 원리를 터득할 수 있지요"
―지식사회가 소멸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징후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지식사회가 산업사회와 함께 무너지고 있다는 조짐은 여러곳에서 나타납니다.
산업사회 이후 사회가 지식사회라면 사람들은 지식을 갈구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입으로는 ''지식''을 말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지식이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의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주된 이유는 지식사회가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식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의력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존의 지식을 깨끗이 씻어낸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상태에서 발현되는 경우가 많지요.
또 다른 증거로는 지식의 산실 역할을 해왔던 대학이 붕괴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지방대학뿐만 아니라 서울에 있는 대학,심지어 세계적인 대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하버드대나 스탠퍼드대 등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그것만으로 지식사회가 가고 있다는 주장에 공감하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
"세계적인 학력파괴 현상도 지식사회 붕괴의 증거입니다.
지금 사회에서는 출신학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일자리와 대우가 달라집니다.
또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대부분의 지식은 새로운 사회와는 잘 맞지 않습니다.
인터넷의 확산도 지식사회의 붕괴를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우리는 수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식이 더 이상 희귀자원이 되지 못한다는 얘기지요.
보편화된 지식은 한 시대를 이끌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산업사회와 지식사회 이후의 새로운 상생사회는 어떤 것입니까.
"사이버사회와 정각사회의 상생시대가 될 것입니다.
사이버사회는 전자혁명에 의한 교통과 통신 컴퓨터의 3대분파 혁명에 의해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열리게 됩니다.
정각사회는 사이버사회를 떠받치는 역할을 할 것이고요.
정각사회는 제한적이었던 소아(小我)의 ''나''라는 에고(ego)가 사라지고 ''우주가 곧 나''인 대아(大我)의 넓은 세계가 펼쳐지는 사회입입니다"
―정각사회는 비현실적인 이상사회처럼 느껴집니다.
그 사회에 나타날 구체적인 변화들을 말씀해 주시죠.
"한마디로 말한다면 정각사회는 ''깨달음''의 사회입니다.
탈이데올로기와 탈냉전의 사회,지방분권사회,민주평등사회,개방되고 투명한 사회,국경과 민족의식이 점차 사라지는 사회,종교와 인종간의 벽이 허물어지는 사회,편견과 아집이 약화되는 사회라 할 수 있지요"
―지식사회와 정각사회의 두드러진 차이점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개인들의 사회였던 지식사회나 산업사회에서는 한 개인이 습득한 지식이 다른 사람들의 지식이 될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했던 것이지요.
반면 정각사회와 사이버사회는 개인들의 사회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사회입니다"
―미래에 대해 아주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회를 준비하는 기본자세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특징지어진 산업·지식사회에서처럼 모든 문제를 획일적으로 다루거나 풀려고 하면 안됩니다.
기업인은 기업의 특성에 맞게,정부는 정부대로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고 이를 과학적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지혜와 노력을 동원해야 합니다"
정리=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 대담 = 고광직 논설위원 ]
농업문제 전문가인 허신행(58) 서울시 농수산물공사 사장이 미래예측서를 내놓았다.
그는 최근 출간한 저서 ''지식사회는 가고 정각(正覺)사회가 온다''를 통해 "남편과 아내가 한쌍의 짝을 이뤄 한 시대를 보내듯 상생의 파트너였던 산업사회와 지식사회가 지금 상멸하고 있다"면서 "다음 시대는 사이버사회와 정각사회가 열어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상생상멸(相生相滅) 원리를 바탕으로 한 그의 미래 예측은 난해한 측명이 없지 않지만 우리가 주목할만한 대목도 많다.
한국경제신문 고광직 논설위원이 그를 만나 지식사회가 소멸하고 있는 징후는 무엇이며 정각사회란 어떤 사회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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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모든 분야에서는 지식사회 구현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식사회가 소멸하고 있다는 주장은 파격적이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그동안 인류사회는 수렵사회에서 농경사회로,다시 산업사회로 진화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각각의 단계를 떠받쳐온 것은 용맹 일손 지식이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지금 산업사회는 점점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산업사회가 쇠퇴해 간다면 그것을 지탱해온 지식사회는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상멸할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새삼 산업사회 이후를 지식사회라 부릅니다.
산업사회가 쇠퇴하는 것은 보고 있지만 지식이 무너지는 현상은 미처 알지 못하는 것이지요.
산업사회와 지식사회는 마치 한쌍의 부부처럼 상생하다가 남편격인 산업사회가 사양화되자 부인격인 지식사회가 일시적으로 돋보이는 현상을 보고 깊은 성찰없이 지식사회라 부르기 시작하면서 관념적으로 고착된 것 같습니다"
―수렵사회와 용맹사회,농경사회와 일손사회,산업사회와 지식사회가 상생상멸한다는 것을 전제로 논리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먼저 상생상멸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주역의 음양오행설을 보면 불(火) 물(水) 나무(木) 쇠(金) 흙(土)은 서로를 생기게 하는 동시에 극복하는 상생상극(相生相克)의 관계입니다.
또 1930년대초 물리학도 소립자의 세계에 쌍생성과 쌍소멸,즉 상생과 상멸의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상생상멸의 관계는 음양과 남녀·생사·선악·유무·흑백·물심(物心)·작용과 반작용·질량과 에너지 등에서 보편적으로 찾을 수 있어요.
이를 통해 사회변화를 통찰하면 각 단계의 사회가 상생상멸한다는 원리를 터득할 수 있지요"
―지식사회가 소멸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징후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지식사회가 산업사회와 함께 무너지고 있다는 조짐은 여러곳에서 나타납니다.
산업사회 이후 사회가 지식사회라면 사람들은 지식을 갈구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입으로는 ''지식''을 말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지식이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의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주된 이유는 지식사회가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식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의력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존의 지식을 깨끗이 씻어낸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상태에서 발현되는 경우가 많지요.
또 다른 증거로는 지식의 산실 역할을 해왔던 대학이 붕괴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지방대학뿐만 아니라 서울에 있는 대학,심지어 세계적인 대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하버드대나 스탠퍼드대 등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그것만으로 지식사회가 가고 있다는 주장에 공감하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
"세계적인 학력파괴 현상도 지식사회 붕괴의 증거입니다.
지금 사회에서는 출신학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일자리와 대우가 달라집니다.
또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대부분의 지식은 새로운 사회와는 잘 맞지 않습니다.
인터넷의 확산도 지식사회의 붕괴를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우리는 수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식이 더 이상 희귀자원이 되지 못한다는 얘기지요.
보편화된 지식은 한 시대를 이끌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산업사회와 지식사회 이후의 새로운 상생사회는 어떤 것입니까.
"사이버사회와 정각사회의 상생시대가 될 것입니다.
사이버사회는 전자혁명에 의한 교통과 통신 컴퓨터의 3대분파 혁명에 의해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열리게 됩니다.
정각사회는 사이버사회를 떠받치는 역할을 할 것이고요.
정각사회는 제한적이었던 소아(小我)의 ''나''라는 에고(ego)가 사라지고 ''우주가 곧 나''인 대아(大我)의 넓은 세계가 펼쳐지는 사회입입니다"
―정각사회는 비현실적인 이상사회처럼 느껴집니다.
그 사회에 나타날 구체적인 변화들을 말씀해 주시죠.
"한마디로 말한다면 정각사회는 ''깨달음''의 사회입니다.
탈이데올로기와 탈냉전의 사회,지방분권사회,민주평등사회,개방되고 투명한 사회,국경과 민족의식이 점차 사라지는 사회,종교와 인종간의 벽이 허물어지는 사회,편견과 아집이 약화되는 사회라 할 수 있지요"
―지식사회와 정각사회의 두드러진 차이점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개인들의 사회였던 지식사회나 산업사회에서는 한 개인이 습득한 지식이 다른 사람들의 지식이 될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했던 것이지요.
반면 정각사회와 사이버사회는 개인들의 사회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사회입니다"
―미래에 대해 아주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회를 준비하는 기본자세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특징지어진 산업·지식사회에서처럼 모든 문제를 획일적으로 다루거나 풀려고 하면 안됩니다.
기업인은 기업의 특성에 맞게,정부는 정부대로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고 이를 과학적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지혜와 노력을 동원해야 합니다"
정리=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