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먼저 IMF위기를 겪은 멕시코의 주가추이를 볼 때 한국증시는 조만간 대세상승기로 접어들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94년말 IMF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멕시코 주가(볼사지수)는 ''상승-조정-재상승''의 순환을 그리며 현재 순항중이다.

한국증시 역시 큰폭의 상승후 조정국면을 맞고 있다.

IMF이후 양국의 주가급등을 불러온 요인과 침체를 야기한 요인이 너무 흡사하다.

게다가 상승폭과 조정폭마저 비슷해 한국증시가 멕시코주가의 궤적을 그대로 밟아나가는 느낌이 들 정도.이종성 대한투자신탁증권 자산운용본부장은 "한국의 증시여건이 당시 멕시코 여건보다 별로 나쁠 것이 없다는 점에서 한국증시도 조만간 조정을 마무리하고 대세상승기로 다시 접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한국과 멕시코의 IMF구제금융 이후 주가추이를 비교 분석해본다.

◆IMF사태 이후 주가추이=멕시코는 한국보다 3년 앞선 지난 94년 12월 IMF구제금융을 받았다.

강력한 금융구조조정,대외신인도 회복,수출증대,외국인 투자확대등에 힙입어 94년 12월부터 97년 10월까지 34개월동안 멕시코볼사지수는 1,400(최저치)에서 5,300까지 2백70% 상승했다.

1국면(상승)에 해당한다.

이후 98년9월까지 11개월간 고점대비 46% 하락하는 2국면(조정기)에 접어든 뒤 재차 상승세(3국면)로 전환했다.

그뒤 98년 10월부터 급반등해 1년만에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1백84%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국증시도 2국면까지 멕시코주가와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다.

지난 97년 12월부터 99년 7월까지 19개월동안 종합주가지수는 280(저점)에서 1,004까지 2백58% 올랐다.

그뒤 지난해 대우사태를 계기로 최근(553)까지 14개월동안 47%의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지금이 멕시코처럼 재상승 국면으로 접어들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주변여건 비교=IMF이후 주가가 급반등한 것은 양국 모두 강력한 구조조정 노력과 그에 따른 대외신인도 상승이 주된 원인이었다.

외국인의 직간접투자 증대,수출 증가등도 닮은 꼴이다.

조정국면으로 돌아선 계기도 비슷하다.

구조조정 지연과 그에 따른 경제위기 재발 우려감,수출감소세,국제유가동향등이 주된 변수였다.

차이점이라면 멕시코는 동남아및 러시아의 통화위기가 악재로 작용했으며 한국은 미국 경기둔화 우려감,반도체가격 하락,경기정점 논란 등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이 현재 고유가로 인한 경기위축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데 반해 당시 멕시코는 유가하락에 따른 석유수출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멕시코 주가가 11개월간 조정을 거친뒤 반등할수 있었던 것은 구조조정 효과가 뒤늦게 가시화된 것이 주된 요인(박만순 미래에셋증권 이사)으로 지적되고 있다.

◆향후 전망=멕시코 사례에서 보듯 한국증시도 상승-조정-재상승의 궤적을 그릴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러나 강력한 금융및 기업구조조정과 그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유입,유가안정세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종성 부장은 "최근 나타난 정부의 금융·기업구조조정 의지와 전세계적인 유가안정 노력등은 증시에 매우 우호적인 요소"라면서 "해외증시가 안정을 찾을 경우 한국증시도 재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