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 최후의 도시" "전설의 도시" "잃어버린 도시" 모두 마추피추(Machu Picchu)의 별칭이다.

잉카의 나라 페루 중동부,아마존 밀림이 시작되는 안데스 고봉자락 해발 2천5백m에 자리잡은 산상도시 마추피추는 신비 그 자체다.

해발 3천8백m에 위치한 과거 잉카제국의 수도 쿠스코를 떠나 우르밤바강을 따라 기차로 3시간여.열대우림으로 뒤덮인 고고한 안데스 산맥의 푸른 봉우리들 사이로 잉카의 위용과 신비를 가득 담은 마추피추가 마침내 그 웅좌를 드러냈다.

첫눈에 들어온 마추피추는 폼페이 유적을 마치 그대로 산위에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돌을 다듬어 정연하게 지어진 태양의 신전과 각종 궁전,계단식 밭,그리고 아직도 흐르는 샘물 등은 이 도시가 한때 활기에 넘치는 삶의 공동체였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1911년 미국의 탐험가 히램 빙엄이 우연히 발견한 이 유적엔 당시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마추피추는 16세기에 들이닥친 스페인 침략자들에게 쫓긴 잉카인 최후의 피난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누가 언제 여기에 이 도시를 건설했는지,왜 이렇게 높은 곳에 도시를 지었는지,그리고 이 도시가 언제,왜 갑자기 버려졌는지,모두가 의혹 투성이다.

이 많은 돌은 어디서 가져왔는지,이 돌을 일일이 깎고 다듬어 도시를 완성하는데 얼마나 걸렸는지도 정확히 아는 이가 없다.

이 유적이 이미 2천년에 세워졌다는 추론도 있다.

마추피추는 페루 원주민어인 케추아어로 "고대의 정상"이라는 뜻.

유적은 두개의 커다란 봉우리 사이 약 5평방km 넓이의 분지에 자리잡고 있으며 주변은 모두 계단식 밭이 휘감고 있다.

고산지대지만 따뜻한 기온과 강렬한 햇볕은 각종 작물과 과일을 재배하는데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한창 때 이 곳에서는 약 2만여명이 자급자족 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잉카인들은 이 유적 주위에 화단을 만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계단식 밭과 화단 끝에는 2~3m 높이의 돌벽을 둘렀고 그 밖은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다.

적의 침입을 감시하고 막아내는데는 더할 나위없이 이상적인 "공중의 요새"인 셈이다.

그들은 그토록 어렵게 구축했을 이 난공불락의 요새를 왜 버렸을까.

의문에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마추피추=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