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공포물 "왓 라이즈 비니스"(What Lies Beneath)"는 세련된 공포가 무언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유령을 동원한 공포와 미스테리 스릴러를 조합시킨 영화는 잔혹함이나 대단한 피칠갑 없이도 관객들의 심장을 능란하게 유린한다.

"포레스트 검프"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던 감독은 "히치콕 스타일의 공포영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했다.

줄거리는 따로 떼어보면 도식적이다.

주인공은 노먼박사(해리슨 포드)와 클레어(미셸 파이퍼)부부.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던 상류층 가족의 평화는 클레어가 "유령"을 보기 시작하면서 금이 가기 시작한다.

클레어는 제목처럼 "표면아래 감춰진 것"을 쫓기 시작한다.

두려움에 질린 미셸 파이퍼의 연기는 놀라울 정도다.

해리슨 포드의 파격적인 변신도 볼거리.

"정적"이 공포를 유발하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절대 고요속에 들리는 주인공의 숨소리,문짝이 삐걱대는 소리들은 긴장을 효과적으로 증폭시킨다.

귀청을 찢을듯한 음악으로 관객을 놀래키지 않고도 오금을 얼마든지 조일 수 있다는 증거다.

반전이 그다지 놀랍지 않다거나 후반부 "악한"의 추격전이 좀 늘어지는등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장면장면 던져지는 공포는 충분히 섬뜩하다.

2시간 넘게 긴장에 시달린 관객중에는 근육통을 호소하는 이까지 있었을 정도.

최근 공포가 실종된 공포영화들에 실망했던 관객들에게 권할 만 하다.

3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