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조종사없는 비행기와 같다.

익명의 존재로 이루어진 집단이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세계화의 중심세력들은 분자처럼 얽혀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그들 자신도 방향을 예측하지 못한다.

심하게 말하면 문명은 지금 미쳐있다고 할 수 있다.

사회 메커니즘은 집단 자살로 나아가고 있다.

문화가 파괴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인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가, ''세계시장경제체제 속에서의 글쓰기''를 주제로 발표했다.

한국을 처음 찾은 부르디외는 지구촌의 신경제에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EU집행위원회가 있는 브뤼셀에는 로비스트 1만명이 있다.

그들은 유럽에서 유통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과 세금을 유리하게 책정하기 위해 비밀스런 활동을 벌인다.

영국 법학자들은 그에 관해 1천장에 달하는 법조문을 작성했는데 난해한 전문용어로 되어 있어 일반대중은 그 해악을 인식하지 못한다.

돈으로 지적 권력을 사는 것이다"

부르디외는 "유전공학이 경제적 이익논리로만 가면 원자폭탄처럼 정말 위험하다"고 경고했다.경제논리란 엄밀히 볼 때 돈을 더 많이 버는 것 이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작년보다 10% 이익을 더 냈다는 것 뿐이란 입장이다.

콜레주 드 프랑수아 파리고등사회과학원 교수인 부르디외는 신경제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비판적 지성으로 유럽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