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수익 '高/高' .. 경북 상주 외서농협 '말뚝 조합장' 김용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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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성환 안성 등의 순서로 나가는 배 명산지 대열에 얼마전부터 상주가 등장했다.
이제는 나주와 성환배의 성가를 누를 기세다.
''연봉배''라는 브랜드로 나오는 상주 배는 당도와 선도 규격 등에서 최상의 품질로 인정받으며 다른 배보다 30∼40% 더 높은 값에 팔린다.
올 가을에는 값을 두배나 받는 ''참마을배''라는 상주배가 나올 예정이다.
상주배가 시장을 뒤흔들게 된 것은 한 농업인의 끈질긴 노력의 성과다.
늦깎이로 출발했지만 농업에 ''마케팅''과 ''과학''을 접목시켜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배 시장의 판도를 바꿔버린 것이다.
경북 상주 외서농협을 이끌고 있는 김용해(57)조합장.
지난 85년 처음으로 외서농협조합장을 맡은 이후 15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섯번의 조합장 선거중 두번만 경선으로 치렀으니 ''말뚝 조합장''으로 불릴만 하다.
그가 이렇게 조합원(농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김 조합장이 도입한 ''공동계산제''의 결실이다.
농민들은 수시로 배를 조합에 넘긴다.
언제,어디로 출하해,얼마나 값을 받아줄지는 물을 필요도 없다.
외서농협 조합원들은 이를 ''3무(三無)''라고 부른다.
조합은 배를 공동 선별,보관해 두었다가 시장에 내놓는다.
배가 한꺼번에 쏟아져나가지 않도록 시황을 봐가며 출하량을 조절한다.
시황은 모든 중개시장의 가격을 매일 체크한다.
중간마진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도매시장과 백화점,대형 매장에는 직판으로 공급한다.
상표도 ''연봉배'' ''황금배'' 등의 공동 브랜드로 나간다.
대금은 연말에 일괄정산한다.
외서농협의 품질관리는 까다롭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자동선과기와 비파괴당도측정기를 설치한 선과장에서 정품만 골라낸다.
품질이 좋지 않을 때는 아예 배를 내보내지 않는다.
최고 품질로 개발한 ''참마을 배''도 지난 추석 때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당도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출하를 보류했을 정도다.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대목''도 미뤄버린 것이다.
이러니 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이런 상주배의 이미지가 알려지면서 수출 주문까지 밀리기 시작했다.
캐나다로 ''황금배''가 나가고 있는 데 이어 내년부터는 미국시장도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조합장은 "조합에 배를 주면 알아서 할테니 배를 내놓으라고 했더니 믿으려들지 않더군요.
처음에는 10여 농가만 가지고 공동계산제를 했는데 내년께는 90%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조합원들과의 신뢰쌓기가 가장 어려웠다는 것이다.
''배 장사''를 하는 김 조합장은 실은 은행원 출신.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은행에 다니다 고향으로 내려왔다.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서다.
고향에 온지 10년만에 주위의 권유로 조합장에 출마한 것이 ''농산물 유통혁신가''로서 이제야 결실을 보게 됐다.
김 조합장은 요즘 인터넷 판매에 눈을 돌리고 있다.
디지털공간을 이용해 중간비용을 혁신적으로 떨어뜨리겠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고소득 작물인 야콘을 공급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양부 식유통연구회장(전 청와대 농수산수석)은 김 조합장을 ''혁명가''로 부른다.
최 회장은 "기존의 시장을 바꾸기가 가장 어려운 상품이 농산물"이라며 "김 조합장은 제품차별화와 과학화를 이룬 가장 성공적인 농업경영인"이라고 평가했다.
상주=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
이제는 나주와 성환배의 성가를 누를 기세다.
''연봉배''라는 브랜드로 나오는 상주 배는 당도와 선도 규격 등에서 최상의 품질로 인정받으며 다른 배보다 30∼40% 더 높은 값에 팔린다.
올 가을에는 값을 두배나 받는 ''참마을배''라는 상주배가 나올 예정이다.
상주배가 시장을 뒤흔들게 된 것은 한 농업인의 끈질긴 노력의 성과다.
늦깎이로 출발했지만 농업에 ''마케팅''과 ''과학''을 접목시켜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배 시장의 판도를 바꿔버린 것이다.
경북 상주 외서농협을 이끌고 있는 김용해(57)조합장.
지난 85년 처음으로 외서농협조합장을 맡은 이후 15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섯번의 조합장 선거중 두번만 경선으로 치렀으니 ''말뚝 조합장''으로 불릴만 하다.
그가 이렇게 조합원(농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김 조합장이 도입한 ''공동계산제''의 결실이다.
농민들은 수시로 배를 조합에 넘긴다.
언제,어디로 출하해,얼마나 값을 받아줄지는 물을 필요도 없다.
외서농협 조합원들은 이를 ''3무(三無)''라고 부른다.
조합은 배를 공동 선별,보관해 두었다가 시장에 내놓는다.
배가 한꺼번에 쏟아져나가지 않도록 시황을 봐가며 출하량을 조절한다.
시황은 모든 중개시장의 가격을 매일 체크한다.
중간마진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도매시장과 백화점,대형 매장에는 직판으로 공급한다.
상표도 ''연봉배'' ''황금배'' 등의 공동 브랜드로 나간다.
대금은 연말에 일괄정산한다.
외서농협의 품질관리는 까다롭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자동선과기와 비파괴당도측정기를 설치한 선과장에서 정품만 골라낸다.
품질이 좋지 않을 때는 아예 배를 내보내지 않는다.
최고 품질로 개발한 ''참마을 배''도 지난 추석 때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당도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출하를 보류했을 정도다.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대목''도 미뤄버린 것이다.
이러니 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이런 상주배의 이미지가 알려지면서 수출 주문까지 밀리기 시작했다.
캐나다로 ''황금배''가 나가고 있는 데 이어 내년부터는 미국시장도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조합장은 "조합에 배를 주면 알아서 할테니 배를 내놓으라고 했더니 믿으려들지 않더군요.
처음에는 10여 농가만 가지고 공동계산제를 했는데 내년께는 90%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조합원들과의 신뢰쌓기가 가장 어려웠다는 것이다.
''배 장사''를 하는 김 조합장은 실은 은행원 출신.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은행에 다니다 고향으로 내려왔다.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서다.
고향에 온지 10년만에 주위의 권유로 조합장에 출마한 것이 ''농산물 유통혁신가''로서 이제야 결실을 보게 됐다.
김 조합장은 요즘 인터넷 판매에 눈을 돌리고 있다.
디지털공간을 이용해 중간비용을 혁신적으로 떨어뜨리겠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고소득 작물인 야콘을 공급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양부 식유통연구회장(전 청와대 농수산수석)은 김 조합장을 ''혁명가''로 부른다.
최 회장은 "기존의 시장을 바꾸기가 가장 어려운 상품이 농산물"이라며 "김 조합장은 제품차별화와 과학화를 이룬 가장 성공적인 농업경영인"이라고 평가했다.
상주=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