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정말 반도체 강국이 되려면 장비도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내야지요"

경기도 수원시 팩토리월드에 있는 셀라이트 홍성균(42) 사장은 늘 이렇게 강조한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홍 사장은 삼성전자 기획실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87년 반도체장비를 유통하는 세종하이테크를 만들어 10년 동안 외국 반도체 장비를 수입해 왔다.

하지만 "마진은 괜찮았지만 수입한다는게 항상 마음에 걸렸다"는 그는 삼성 및 현대전자에서 뜻이 맞는 엔지니어들을 모아 98년 셀라이트를 창업했다.

그리고 올해 초 반도체 웨이퍼 옆부분의 불량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자동 검사장비 "EDGE-2000"을 충북대 전기전자공학부와 함께 개발해 처음 선보였다.

이 장비는 12초마다 웨이퍼 한 장의 결함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에서 충분히 뼈가 굵은 홍 사장이 "가려운 곳"을 꿰뚫어 보고 만든 야심작이었다.

얼마전엔 반도체 세정공정에 쓰이는 화학약품의 오염도를 측정해 주는 "TIMS-2000"도 개발해 냈다.

반도체 제조 전공정에선 웨이퍼를 여러 차례 고순도 화학약품으로 세정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약품에 금속이온 등이 들어가 오염되고 불량을 없애기 위해선 약품을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엔 오염정도를 작업자의 경험에 의해 판단해 약품의 교체를 제때 못해 주는 경우가 많았다.

TIMS-2000은 작업현장의 이런 곤란함을 해결해 준다.

오염여부를 실시간으로 자동 측정.분석해 오염기준을 넘어가면 즉시 제조공정을 중단시켜 준다.

현재 국내외 특허를 출원해 놓은 이 장비는 지난달에 열린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화학기술부문 은상을 받아 확실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본격적인 양산을 위해 삼성벤처투자 넥스트벤처 등으로부터 40억원의 투자자금도 끌어들였다"는 홍 사장은 "이젠 일본 등지로부터 수출 주문을 받아 놓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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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