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매출액 3억원,94년 1백22억원,97년 9백49억원,98년 1천3백13억원,99년 1천8백38억원,2000년2천5백억원" 유아교육전문업체인 한솔교육의 성적표다.

10년만에 8백배가 넘는 성장신화를 일궈냈다.

"신기한 한글나라" "신기한 아기나라" "신기한 영어나라" 등 한솔교육의 "신기한..." 시리즈는 유아학습지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덩치만 커진 게 아니다.

내실도 착실하게 다져나가고 있다.

매년 매출액 대비 5% 정도의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불모지였던 유아교육시장을 "황금어장"으로 바꿔놓은 한솔교육의 신화는 우연이나 행운의 산물이 아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제품 개발,조기 교육에 대한 탄탄한 이론적 토대,유아교육 시장에 대한 뛰어난 예측력,도전정신 등이 어우러져 얻어낸 결과다.

한솔교육의 급성장 비결은 먼저 유아의 발달단계와 특성을 고려해 과학적이면서 독창적인 제품개발에 힘을 쏟은 데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제품개발 이후 1년이상 실험수업을 하는 등 철저한 검증을 거친 뒤에야 제품을 출시하는 품질관리 노력이 시장에서 먹혀 들었다, 한솔교육의 모든 제품은 철저하게 조기교육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대뇌생리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두뇌의 80%가 3세 이전의 교육과 경험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고 있다.

유아기 때 어떤 자극을 주느냐는 것이 평생을 좌우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솔교육은 이 조기교육에 대한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제품 개발로 연결시키고 있다.

놀이식 학습법,1대1 지도,감성과 창의력을 중시하는 우뇌자극 학습법 등 한솔교육의 독창적인 지도법은 모두 여기서 나온 것이다.

한솔교육의 고속성장은 또한 영유아 학습시장의 가능성에 일찍부터 주목한 결과이기도 하다.

변재용 사장은 80년대말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자녀들에 대한 교육투자 연령이 낮아질 것이라는 추세를 파악했다.

특히 단순한 공부 위주의 교재가 아니라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주는 놀이식 학습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변화도 읽어냈다.

여기에 "발상의 전환"이 가세됐다.

"한글은 저절로 깨치는 것"이라는 기존 관념을 깨고 "한글도 가르치는 것"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다.

한솔교육의 "신기한" 얘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영방식과 직장문화도 유별나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 토익점수보다 봉사활동 경력을 중시한다.

성적증명서도 요구하지 않는다.

동아리활동이나 봉사활동 경력,졸업증명서만 내면 된다.

2차 면접 때는 평사원들로만 면접관을 구성한다.

직원이 직원을 뽑게 하는 것이다.

면접단도 사내 공모를 통해 구성한다.

사회봉사활동을 하지 않고서는 승진도 안된다.

사원들이 기부금을 모아 전달할 경우 그 기부금에 해당하는 만큼의 액수를 회사가 기부해주는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비례보조금)" 제도도 시행중이다.

한솔교육은 영.유아 교육시장에서 쌓은 성과를 바탕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지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적극적으로 신규 사업을 전개해 교육.생활.문화를 포괄하는 종합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