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극제 '피날레 2편' .. 佛 '보이체크'/韓 '잃어버린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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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서울연극제의 대미를 장식할 프랑스 무용극 "보이체크"와 극작가 오태석의 "잃어버린 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이체크"는 이 연극제에 참가한 "바다의 여인" "하지"에 이어 해외 연극계의 새흐름을 전해줄 기대작."잃어버린 강"은 토속적인 소재를 무대화해온 오태석의 올해 신작이란 점이 구미를 당긴다.
두 작품으로도 서울연극제의 전반적인 작품 수준과 관람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보이체크=19세기 작가 게오르그 뷔히너 원작.뷔히너는 ''당통의 죽음''''레옹세와 레나'' 등의 작품을 통해 이데올로기와 허위의식,인간소외의 문제를 고발한 작가.
불완전한 인간의 치부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현실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보이체크''란 작품도 민중을 대표하는 한 인물인 보이체크가 겪는 억압적 상황을 다루고 있다.
헤어날 수 없는 가난과 계급적 한계로 인해 받아들여야 하는 멸시와 억압이 그것.
보이체크는 이런 고통으로 괴로워하다 점차 실성하게 된다.
결국 사랑하는 여인 마리를 살해하고마는 운명에 빠져든다.
이 극에는 대사가 한 마디도 나오지 않는다.
모든 소리는 의성어 정도일 뿐.
간간이 흘러나오는 음악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마임같은 연극,무용같은 연극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런 대사없이 이렇듯 강렬한 메시지를 객석에 전할 수 있을까.
온통 회색천지인 숨막히는 무대,병자의 얼굴같은 메이크업,존재에 대한 몰이해말고는 다른 어떤 것도 개입할 수 없을 만큼 너저분한 무대가 그 실마리다.
연출가 조셉 나주는 "사람들이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의 제스처와 요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전한다.
프랑스 국립오를레앙 무용센터 작품.
(02)745-5127
◆잃어버린 강=만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에게 심판을 가한 안중근 의사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또 을사보호조약을 맺은 일본이 간도를 청나라에 내준 치욕스러운 역사에 주목한다.
물론 역사극은 아니다.
그렇다면 21세기에 접어든 마당에 오태석은 왜 간도의 역사를 무대에 올릴까.
혹 간도의 역사에는 분단된 민족사의 잔영이 남아있지 않아서 그랬을까.
맞다.
오태석은 잃어버린 강인 토문강(土門江)을 통해 민족분단의 안타까움을 얘기하고자 한다.
세대와 민족,인류도 원래 하나였다고 깨우쳐준다.
오태석은 "이 작품이 크게는 남북간의 적개심을 허무는 기회가 되고 작게는 세대간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연출의도를 밝힌다.
이 작품은 4·4조의 운율을 가진 우리말의 구성진 구사법,전통의 정서와 해학,가장 한국적인 인물들의 몸짓을 살려낸다.
1998년작 ''천년의 수인(囚人)''에 나온 배우 조상건 정진각 이원석 손병호 등 오태석사단이 함께 하는 무대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02)745-3976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
"보이체크"는 이 연극제에 참가한 "바다의 여인" "하지"에 이어 해외 연극계의 새흐름을 전해줄 기대작."잃어버린 강"은 토속적인 소재를 무대화해온 오태석의 올해 신작이란 점이 구미를 당긴다.
두 작품으로도 서울연극제의 전반적인 작품 수준과 관람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보이체크=19세기 작가 게오르그 뷔히너 원작.뷔히너는 ''당통의 죽음''''레옹세와 레나'' 등의 작품을 통해 이데올로기와 허위의식,인간소외의 문제를 고발한 작가.
불완전한 인간의 치부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현실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보이체크''란 작품도 민중을 대표하는 한 인물인 보이체크가 겪는 억압적 상황을 다루고 있다.
헤어날 수 없는 가난과 계급적 한계로 인해 받아들여야 하는 멸시와 억압이 그것.
보이체크는 이런 고통으로 괴로워하다 점차 실성하게 된다.
결국 사랑하는 여인 마리를 살해하고마는 운명에 빠져든다.
이 극에는 대사가 한 마디도 나오지 않는다.
모든 소리는 의성어 정도일 뿐.
간간이 흘러나오는 음악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마임같은 연극,무용같은 연극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런 대사없이 이렇듯 강렬한 메시지를 객석에 전할 수 있을까.
온통 회색천지인 숨막히는 무대,병자의 얼굴같은 메이크업,존재에 대한 몰이해말고는 다른 어떤 것도 개입할 수 없을 만큼 너저분한 무대가 그 실마리다.
연출가 조셉 나주는 "사람들이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의 제스처와 요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전한다.
프랑스 국립오를레앙 무용센터 작품.
(02)745-5127
◆잃어버린 강=만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에게 심판을 가한 안중근 의사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또 을사보호조약을 맺은 일본이 간도를 청나라에 내준 치욕스러운 역사에 주목한다.
물론 역사극은 아니다.
그렇다면 21세기에 접어든 마당에 오태석은 왜 간도의 역사를 무대에 올릴까.
혹 간도의 역사에는 분단된 민족사의 잔영이 남아있지 않아서 그랬을까.
맞다.
오태석은 잃어버린 강인 토문강(土門江)을 통해 민족분단의 안타까움을 얘기하고자 한다.
세대와 민족,인류도 원래 하나였다고 깨우쳐준다.
오태석은 "이 작품이 크게는 남북간의 적개심을 허무는 기회가 되고 작게는 세대간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연출의도를 밝힌다.
이 작품은 4·4조의 운율을 가진 우리말의 구성진 구사법,전통의 정서와 해학,가장 한국적인 인물들의 몸짓을 살려낸다.
1998년작 ''천년의 수인(囚人)''에 나온 배우 조상건 정진각 이원석 손병호 등 오태석사단이 함께 하는 무대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02)745-3976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