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국가들의 ''11월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경제뿐 아니라 정치 불안으로 주가 환율 금리가 97년의 외환위기 수준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에서는 탕페이 행정원장(국무총리)이 건강악화와 천수이볜 총통과의 대립을 이유로 3일 전격 사임한 가운데 경제위기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주가 급락=극심한 정정불안과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올들어 주가가 급락했다.

연초대비 태국 SET지수는 44.5%,인도네시아 JSX지수는 38.3%,필리핀 PSE지수는 33.5% 하락했다.

특히 태국이 오는 11월 총선을 앞두고 있고 인도네시아의 정국혼란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11월 대란설''이 점점 강해지는 추세다.

대만은 부실채권 파장으로 가권지수가 최근 수개월간 40% 급락했다.

AP통신은 3일 탕페이 행정원장의 사임이 정치 불안으로 이어질 경우 대만 정·재계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환율 및 가산금리 상승=경제위기 우려로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치는 연초보다 27% 급락했고 태국 바트화가치도 15% 이상 떨어졌다.

가산금리도 치솟고 있다.

필리핀의 국채 가산금리는 최근 한달새 무려 0.36%포인트나 뛰었다.

◆불안요인=무엇보다 위기극복 과정이 순탄치 못한 탓이다.

미국 베어스턴스증권을 비롯한 국제금융기관들은 아시아국가들이 금융시스템상의 불안을 극복하지 못해 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제유동성이 위축되면서 선진국으로 국제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선진국과 개도국간 주가 및 금리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이를 반증한다.

또 세계증시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바뀌면서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도 아시아증시를 불안케 하는 요인이다.

◆파장=''역(逆)자산 효과''에 따른 경기급랭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아시아 경제성장은 주가 회복→국민들의 자산소득 증가→민간소비 증가라는 이른바 ''자산의 효과''덕분이었다.

과거 주가급등에 힘입어 급속히 늘어났던 소비가 지금은 주가급락으로 격감,결국에는 경기침체를 몰고 올 것이라는 소위 역자산효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제전문가들은 동남아국가들이 중장기적으로 취약한 경제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중남미처럼 만성적인 경제난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상춘 전문위원·박영태 기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