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미수출이 최근들어 매달 신기록을 경신하고있다.

증가속도가 너무 가파른데다 미국경쟁업체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자동차 반도체등 일부품목에 대한 편중이 심해 통상전문가들은 미국의 강력한 수입규제조치를 자초할 수 있다고 크게 걱정하고있다.

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대미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39% 증가한 32억9천7백만달러를 기록,전달(7월)기록했던 월간 최대치(32억5천만달러)를 경신했다.

대미 수출은 5월(31억6천9백만달러)이후 매달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수입도 26억5천3백만달러로 28.5% 증가했지만 수출증가에는 훨씬 못미쳐 8월에만 6억4천4백만달러의 대미 무역흑자를 올렸다.

대미수출의 급증으로 올들어 8월까지 대미무역흑자 누계는 39억2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의 전체 무역흑자액 64억2천8백만달러의 61%에 달하는 수치다.

◆사상 최고의 대미 수출증가세=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월까지 한국의 대미수출 증가율은 33.3%로 미국 10대 수입국중 가장 높다.

같은 기간동안 한국제품의 미국수입시장 점유율도 3.1%로 지난해 전체 점유율 3.08%를 넘어서며 8위를 차지,지난 95년 3.25%를 기록한 이후 최고 성적을 올렸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8억2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2.4%증가했다.

자동차도 지난달 5억3백만달러어치를 수출,전년 동기대비 85.3% 늘어났고 컴퓨터도 4억2천9백만달러로 61.7%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중 반도체는 98년 이래 일본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선데 이어 지난해 19.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자동차도 3%대 시장점유율을 유지,5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입규제 가능성 커져=무협은 이같은 대미 수출호조가 곧바로 미국 정부의 수입규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철강이 대표적인 사례로 철강판을 비롯 14개 주요 품목이 모두 덤핑판정을 받거나 조사중인데다 공급과잉현상마저 나타나 8월 수출이 올들어 처음으로 5.1% 감소했다.

종이제품도 지난 4월 이후 매월 전년 동월대비 60%를 넘는 증가세를 보여 미국의 덤핑제소가 우려되고 있다.

또 지난달의 경우 반도체와 자동차 컴퓨터 등 3개 품목이 대미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6%에 달해 수입규제가 강화될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원사,직물의 경우 태국 등 후발개도국 제품과의 품질격차가 줄어들어 시장유지를 위해 단기적으로 저가전략이 불가피하지만 이 경우 덤핑제소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무협은 수출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수입규제를 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