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퇴근 시간을 조금 넘긴 한가한 지하철 안.

양복을 입은 모습이 아직은 어색한 한 새내기 회사원이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 보며 열심히 버튼을 눌러댄다.

호기심에 가만히 다가가 뭘 하는지 슬쩍 훔쳐 봤다.

-적을 공격합니다
-공격에 성공했습니다
-적의 피해는 10

''적(敵)이라니. 공격은 또 뭐고...''

눈덩이처럼 커지는 호기심을 풀기 위해 뭘하는지 넌지시 물어봤다.

"이거요? 무선인터넷 게임이예요. 요즘 젊은 사람들한테 인기 최고예요"

무선인터넷 게임에 열중하던 김모(27)씨는 휴대폰에서 잠깐 눈을 떼고 짧게 대답했다.

김씨는 최근 무선인터넷 게임에 푹 빠져 시간만 나면 휴대폰을 꺼내들고 게임을 즐긴다는 말을 덧붙였다.

무선인터넷 게임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최근 무선인터넷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무선인터넷 게임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무선인터넷 게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혼자서 하는 스탠드얼론(Stand Alone) 게임과 다른 사람들과 대결하는 형태의 네트워크(Network) 게임이 그것이다.

최근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네트워크 게임쪽이다.

현재 무선인터넷 게임 개발 업체는 줄잡아 50여개.

이들 업체 가운데 네트워크 게임을 내놓은 넥슨 마리텔레콤 컴투스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넥슨은 LG텔레콤에 롤플레인 게임인 "큐브", SK텔레콤(011)에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코스모노바"를 서비스하고 있다.

코스모노바는 동시에 8백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전체 사용자가 4만여명, 하루 페이지뷰는 20만건에 달한다.

큐브는 영화 "큐브"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자신이 주인공이 돼 미로를 헤쳐 나가는 게임이다.

마리텔레콤은 캐릭터를 키우고 상대방과 전투를 벌이는 육성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십이지신"을 선보였다.

마리텔레콤은 십이지신을 SK텔레콤(011), LG텔레콤(019)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주엔 신세기통신(017)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십이지신의 사용자는 SK텔레콤의 경우 4만여명, LG텔레콤은 2만여명이다.

하루 페이지뷰는 각각 10만건 정도다.

마리텔레콤은 허준의 동의보감을 토대로 만든 "동의보감"을 이번달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컴투스는 국내 5대 이동통신업체에 17개의 무선인터넷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임은 "춘추열국지"다.

주어진 과제를 풀어가는 방식의 롤플레임 게임인 춘추열국지는 하루 페이지뷰가 50여만건에 달한다.

자신의 캐릭터를 정해 강호를 돌아다니며 무술을 연마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 또는 경쟁하는 스토리로 이뤄져 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