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이나 길거리의 벽에 붙은 광고들은 생동감이 떨어진다.

이와 달리 3D입체광고는 평면밖으로 사람이 뛰쳐나오는 듯한 입체감이 느껴진다.

광고포스터에 새겨진 앞에 있는 사람과 뒤에 있는 사물 사이의 공간적 시각 차이가 뚜렷하다.

상암동월드컵 주경기장 홍보관이나 서울시의 각 구청에 설치된 2002월드컵 공식 마스코트인 "아트모"간판이 바로 대표적인 입체광고의 예다.

"저희 회사가 만드는 3D입체광고는 평면에서 입체감을 생생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3D매체회사가 되는 것이 우리의 꿈입니다"

디지털 입체기술과 특수 인쇄기법을 활용,3D입체광고를 만드는 글로윈텍(www.glowintek.co.kr)박규봉(39)사장의 말이다.

국내 광고시장에는 여러 회사와 광고기법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평면에서 입체를 구현하는 3D광고 시장에선 제대로 된 제품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사장이 입체광고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그 비전과 수익성을 일찌감치 발견했기 때문이다.

"모언론사 사업국에서 일하다 우연히 해외를 둘러볼 기회가 생겼는데 그때 3D입체광고 제품을 처음 봤죠."바로 이거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글로윈텍은 지난해 3월 설립됐다.

1년 반밖에 지나지 않은 요즘 이 회사에는 국내외 업체들로부터 주문이 쇄도한다.

하지만 박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3D매체광고에서만은 세계 최고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술과 연구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그는 창업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기술력 없이 시작한 제품 개발은 결코 쉽지 않았다.

특히 원화에 입체감을 부여하는 컴퓨터그래픽 작업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시도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지난해 11월 마침내 자체 기술로 제품화가 가능한 수준에까지 도달했다.

글로윈텍이 자랑하는 기술과 제품은 크게 두 가지다.

디지털 3D입체 광고인 "글로윈드림"과 입체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렌티큘라(Lenticular)소재를 활용한 "글로윈매직"이 그것이다.

글로윈드림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3D원화,투명자재인 페트(PET)그리고 프리즘 필름을 결합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글로윈텍은 입체사진 촬영기술,평면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기술,원화를 페트(PET)에 고밀착하는 특수인쇄기법 등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윈드림의 적용분야는 각종 광고물,홍보 전시행사,스포츠나 연예인의 사진,게임기 등 무궁무진하다.

글로윈매직은 흔히 "렌티큘라"라고 불리는 것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그림이 나타나는 입체사진이다.

예컨대 각도가 달라짐에 따라 한 장의 사진에 사계절 풍경이 달리 보이는 제품이 렌티큘라다.

박 사장은 "렌티큘라 소재는 달력,CD자켓,연예인 사진 등 여러 제품을 만드는데 적용할 수 있다"며 그 시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 9월22일 글로윈텍은 참스마트(대표 이한우)와 1년동안 유럽지역 판매대행 계약을 맺었다.

내년에는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세계화 전략을 단계적으로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글로윈텍의 예상 매출액은 50억원.내년에는 3백억원 달성이 목표다.

"입체광고 시장은 원가대비 5~6배의 이익이 생기는 고부가가치 산업입니다. 지금까지 강가에서만 간간이 낚시를 했다면 앞으로는 세계라는 바다에서 대어를 낚고 싶습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